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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新냉전> ⑦한·미·일 vs 북·중·러 복잡한 셈법

대북제재·사드 배치 등 둘러싸고 '新냉전' 구도한·미·일 강력 공조 속 중·러와의 대립 심화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 정세가 또 한 번 요동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와 미사일방어(MD) 체계 등을 둘러싸고 한국·미국·일본과 중국·러시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신(新)냉전' 구도로까지 치닫는 상황이다.

◇ 한·미·일, 공조 강화…'강력한 제재' 등에 한목소리

한국과 미국, 일본 3국 정상은 지난달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지난 7일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곧바로 연쇄 전화 협의를 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내달 3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3국 정상이 별도 회담을 추진 중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나오는 등 북한 도발 이후 3국 공조가 어느 때보다도 공고해지고 있다.

<한반도 新냉전> ⑦한·미·일 vs 북·중·러 복잡한 셈법 - 2

3국은 독자 제재에도 발빠르게 나섰다.

우리나라가 10일 개성공단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일본은 같은 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 국적자의 일본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제재 조치를 결정했다.

미국 상원은 이날 역대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는 대북제재법안(H.R. 757)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북한의 자금줄 차단에 나섰다.

한·미·일은 강력한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도 한목소리로 압박하고 있다.

북한 도발에 따른 3국 공조는 미사일방어(MD) 체계 협력 등으로 이어졌다.

한·미 양국은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논의를 공식화했다. 일본도 한국의 사드 배치 논의를 지지하는 한편, 자국내 사드 도입 검토에 속도를 냈다.

3국간 군사 정보 교류도 한층 긴밀해졌다.

한·미·일 3국 합참의장은 11일 1년 7개월 만에 회의를 열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관한 정보공유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3국간의 실시간 정보공유 체제 구축을 위해 지난 2012년 무산된 한국과 일본 간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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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러, 강력 제재에 소극적…사드 배치 강력 반대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내세우며 북한의 잇단 도발을 규탄했으나, 후속조치에 있어서는 한·미·일보다는 북한 쪽에 가까운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두 나라는 북한의 핵 도발을 비판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안보리가 지난 7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규탄 성명을 채택할 당시에도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북한의 경제적 붕괴를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초강경 제재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으로서도 강력한 제재에 따른 북한의 급격한 붕괴가 북한 난민에 대거 중국 유입으로 이어지는 등 자국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새로운 제재가 직접적으로 중국을 겨냥할 수도 있다는 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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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 수위를 놓고 표면화된 한·미·일과 중·러 사이의 대립은 한국의 사드 배치 논의를 둘러싸고 더욱 격화했다.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 논의를 공식화한 후 중국 정부는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긴급히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고 러시아도 박노벽 주러 대사를 불러들여 우려를 표명했다.

양국은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사드의 레이더망에 자국 영토가 일부 포함될 수 있다는 것과 미국의 MD망이 전세계에 확산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

◇ 남중국해 미·중 대립에 북 이슈 겹쳐 동북아 긴장 고조

이처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립이 심화하면서 동북아 지역의 긴장 고조도 불가피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의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까지 겹치면서 대결 구도가 더욱 강화된 것이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맞서 미국이 최근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며 연이어 항행을 강행했을 때도 중국은 미국이 "해상 패권을 추구한다"며 강하게 반대한 반면 일본은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대립 구도를 만든 바 있다.

미·중의 남중국해 대립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한·미·일과 중·러가 대북 제재에서 접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한국과 미국이 중국·러시아의 반대에도 사드 배치를 확정하면 신냉전 수준의 대립은 한층 심화할 수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지난 7일 "북한 로켓 발사가 미사일 방어 스타워즈(Star wars)라는 새로운 시대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하는 등 해외 언론들도 북한 도발과 각국 대응에 따른 동북아의 군비 경쟁과 긴장 고조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반도 상황에 대한 주변국의 대응에 저마다의 또다른 속내 역시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동북아 정세의 격랑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아베 총리의 경우 북한발 위협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숙원인 헌법 9조(국제분쟁 해결 수단으로서의 교전권 부정·전력 비보유 등이 골자) 개정을 밀어붙이는 데 동력을 얻자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일본이 북한의 위협을 명분으로 재무장에 나설 경우 동북아 정세에도 또 한번의 큰 요동이 불가피하다.

미국으로서도 북한 못지않은 안보 위협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고 동북아 재균형을 모색하는 데 한반도 상황을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중국과 러시아 역시 한반도 평화보다는 미국의 영향력 확장을 경계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을 수 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12 09: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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