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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총선용 복지 포퓰리즘 경쟁 안 된다

(서울=연합뉴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복지 포퓰리즘 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퍼주기식 공약은 어느 한 정당이 내걸면 다른 정당들도 표를 의식해 쫓아가지 않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무책임한 공약의 악순환'을 부를 수 있다. 재원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은 지출성 공약은 국가 재정 건전성을 해쳐 미래 세대의 부담을 키운다. 당장은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결국 나라의 빚을 늘리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일 내놓은 총선 공약을 놓고 이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서 승리할 경우 취업을 앞둔 청년들 가운데 5만 명에게 월 60만 원씩의 취업활동비를 6개월간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노인들을 위해 소득 하위 70%에 기초연금 20만 원씩을 차등 없이 지급하기로 했다. 공공일자리를 34만8천 개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취업활동비 예산은 3천600억 원, 노인 기초연금 확대엔 연간 2천억∼3천억 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 기초연금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공공일자리 창출에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때 깎아준 법인세를 원상회복하기만 해도 복지공약을 지킬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법인세는 기업의 실적에 따라 유동적이어서 설사 올린다고 해도 안정적인 재원이라고 할 수가 없다. 법인세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복지비 충당을 위해 다른 예산을 끌어오거나 정부가 빚을 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재원이 충분하다면 복지에 돈을 아낄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재원을 염출할 방안은 마땅치 않고 나랏빚은 늘어만가고 있다. 국가채무는 이미 600조 원을 넘어섰다. 불과 1년 7개월 만에 100조 원이 불어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는 40.1%로 OECD 국가 가운데 양호한 수준이라고 하지만 증가 속도가 무섭다. 복지지출이 늘어나면 채무 팽창 속도는 더욱 급해질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의하면 지난 7년간 정부와 자치단체가 함께 부담하는 사회복지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은 11.5%로, 같은 기간 전체 지방예산의 연평균 증가율 5.5%보다 2배 이상 빨랐다. 누리과정 무상보육 예산 문제로 정부와 지자체가 갈등을 빚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예산을 수반하는 공약을 내놓을 때는 재원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옳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오는 18일쯤 일자리 중심의 성장을 목표로 한 경제 관련 총선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의당도 조만간 창당 때 내건 경제분야 정강정책인 '공정성장론'을 구체화한 총선 공약을 제시할 방침이다. 두 당은 먼저 총대를 멘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을 참고하게 될 것이다. 경제적 불평등 완화를 위해 빈곤층을 지원하고 청년일자리를 늘리는 대책은 절실하다. 그렇다고 해서 재정의 근간을 흔드는 공약을 남발해선 안 될 것이다. 여야는 복지성 공약의 경우 나라 살림의 현실과 미래를 치열하게 고민한 뒤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기 바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09 16:0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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