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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판·검사협회 "EU-미국 FTA 분쟁해결제도는 위법"

TTIP 핵심 걸림돌 ISDS 관련 '묘책' 투자법원제에 제동


TTIP 핵심 걸림돌 ISDS 관련 '묘책' 투자법원제에 제동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독일 판·검사들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양자간 포괄적 자유무역협정(FTA)에 제동을 걸었다.

독일사법관연맹(DRB)은 미-EU 간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새로운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가 위법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1909년 설립된 DRB는 독일의 판·검사 1만6천여명이 가입한 단체다.

2013년부터 TTIP 체결을 협상해온 EU는 최대 걸림돌이던 ISDS와 관련 기존 방식을 바꿔 '투자법원제(ICS)'를 미국 측에 대안으로 제안해 논의해왔다.

그러나 DRB는 지난 3일 발표한 성명에서 ICS에 의해 신설될 '투자법원'(IC)은 투자자와 기업들을 위한 특별한 법원으로 "법적 근거도 없고, 필요하지도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DRB는 투자자산에 대한 정의는 매우 광범위해서 이와 관련한 사법관할권을 IC에 부여하는 것은 민법, 행정법은 물론 사회 및 세제 관련 법규에 이르기까지 모든 권한을 내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협한다고 판단하면 사실상 어떤 법규나 제도와 관련해서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DRB는 "IC는 EU와 그 회원국 사법제도를 뒤흔들고 주권을 위협하며 각국 법원의 권한을 박탈하게 되는 것"이라며 IC의 시스템과 전담판사 임명절차 등도 법관의 독립성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EU가 이를 도입할 권한이 있는지도 의문시 된다"면서 ISDS와 관련한 '신·구 제도' 모두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판·검사협회 "EU-미국 FTA 분쟁해결제도는 위법" - 2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 방송은 DRB의 이 반대 성명은 TTIP 협상을 밀어붙여온 EU 집행위에 큰 타격일 것으로 보인다고 5일 보도했다.

런던에 본부를 둔 TTIP 반대 시민단체 '글로벌 저스티스 나우'의 닉 디어든 사무국장은 "그동안 나온 반대 의견 가운데 가장 강력한 이 성명에 지금쯤 EU 각 기관들이 뒤집혔을 것"이라며 미국도 내심 기존 ISDS 변경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이제 ICS와 TTIP는 실패한 셈이라고 주장했다고 DW는 전했다.

독일 법무부는 DRB 성명에 대한 논평에서 "우리는 ICS 방안 지지하며, TTIP에서 허용되는 미국 투자자보호는 EU 각국 법원에 대해 집행력이 없기 때문에 투자법원은 필수적일 것"이라며 "ICS는 보상 소송을 다루기 위한 것이며 따라서 각국 입법권을 직접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DRB 성명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언급을 거부하면서 지난해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통상 담당 집행위원이 ICS를 제안하며 거론한 것을 참고하라고만 답변했다고 EU 전문 매체 유랙티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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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이 ISDS와 TTIP 반대 중심지 = 유럽에선 지난해 TTIP에 반대하는 시민 수십만 명이 참가한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반대자들은 노조와 환경·보건·소비자단체를 비롯한 다양한 비정부기구(NGO)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인, 정치인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EU 집행위 선전과 달리 TTIP가 실제 가계 소득 증가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중소기업을 어렵게 하면서 대기업의 배만 불리고 각종 필요한 규제의 완화로 건강과 복지가 위험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TTIP에 포함된 ISDS는 국가의 정책적·사법적 주권을 침해하고, 다국적 기업들에 부당한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지금까지 TTIP 반대 청원서에 서명한 유럽 시민 330만명 가운데 절반이 독일인일 정도로 유럽 최대의 무역대국인 독일이 반대의 중심에 서 있다.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도 TTIP 자체는 찬성한다면서도 "미국이 맺은 FTA 가운데 호주,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과 체결한 FTA에는 ISDS 조항이 없다"며 비판대열에 가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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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실협상과 투명성 논란 증폭돼 = 독일에선 협상의 투명성 역시 논란거리다.

EU 집행위와 독일 경제부는 이번 주 정부 청사 내에 TTIP협상 관련 문서 일부를 상·하원 의원들에 한해 볼 수 있도록 한 '열람실'을 개설했다.

TTIP 협상이 밀실에서 진행되고 주 베를린 미국 대사관 구내에서 소수 특정 독일인만 엄중한 '감시' 아래 련 문서 일부를 볼 수 있는 상황은 비정상이라는 독일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지자 취한 조치다.

그러나 독일 경제부 열람실에서도 모든 전자기기를 휴대하지 못한채 눈으로 보고 손으로 메모만 할 수 있게 한데다 내용을 대중에게 누설하면 처벌을 감수한다는 서약서를 써야 해 오히려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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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ib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05 16:0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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