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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 "얄팍하지 않은 사랑, 그 울퉁불퉁한 모습 다루고파"

4년만에 장편 '애인의 애인에게' 펴내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사랑의 진짜 권력은 무엇을 하는 게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날의 성주처럼" (179쪽)

한국 젊은 여성들의 삶과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주목받아온 소설가 백영옥이 4년 만에 장편소설 '애인의 애인에게'(예담)를 펴냈다.

패션잡지 기자 출신인 백영옥은 신세대 여성들의 삶을 섬세하게 포착한 '스타일', '다이어트의 여왕', '아주 보통의 연애' 등을 펴냈다. 그는 한국 소설의 침체 속에서 대중적 감수성이 뛰어난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신작 '애인의 애인에게'에서 뉴욕 예술계를 배경으로 엇갈린 연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은 포토그래퍼로서 성공을 꿈꾸는 청년 성주를 사랑한 세 여자다. 짝사랑하는 남자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성주의 집에 한 달간 살게 된 정인, 성주의 매력에 끌려 비밀 결혼까지 하나 주기만 하는 사랑에 고통스러워하는 마리, 그리고 불행한 결혼 생활 속에서 성주의 매력에 흔들리는 수영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정인', '마리', '수영'이라는 각각의 챕터에서 자신들이 바라본 사랑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특히 남편 성주를 불같이 사랑했으나 결국 이혼을 택하는 마리가 결혼과 사랑에 관해 남기는 독백은 독자의 가슴에 절절한 울림을 준다.

백영옥 "얄팍하지 않은 사랑, 그 울퉁불퉁한 모습 다루고파" - 2

백 작가는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모든 연애소설은 실패한 사랑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며 "사랑의 실패로 남겨진 사람들이 지나간 사랑을 회고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세 주인공은 성주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의도하지 않게 엮이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를 미워하기보다 그들의 사랑에 연민과 위로를 보낸다. 그 위로는 정인에서 마리로, 그리고 수영에 전달되는 스웨터로 형상화된다.

정인은 이별 여행을 떠난 성주와 마리 부부의 집에 한 달간 살게 되고, 거기서 마리가 뜨다 만 스웨터를 발견한다. 정인은 남편에 대한 일방적인 사랑으로 고통받았던 마리를 생각하며 털실을 풀어 스웨터를 다시 뜨기 시작한다.

백 작가는 "연애소설이지만 자매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주인공들은 스웨터를 보며 타인의 상처를 바라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정인이 뜬 스웨터가 마리의 몸에 입혀지고, 마리는 춥지 않게 된다. 이것이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는 방식이다"라고 덧붙였다.

소설은 원래 단편으로 시작됐다. 첫 번째 실린 정인의 이야기는 지난 2013년 문장 웹진에 '헬로 스트레인저'(Hello stranger)라는 단편으로 발표됐다. 작가는 정인이 짝사랑했던 남자와 부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마리와 수영 이야기를 이어 단편으로 발표했고, 이를 묶어 장편으로 만들었다.

백영옥 "얄팍하지 않은 사랑, 그 울퉁불퉁한 모습 다루고파" - 3

백 작가는 "사실 정인이 스웨터를 떠서 마리에게 입힌다는 설정도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캐릭터를 성찰하고, 확장·진화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소설의 가장 많은 부분이 할애된 마리는 이번 작품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다.

뉴욕 유명 화랑의 갤러리스트인 마리는 어릴 적 미국에 이민 와 피나는 노력으로 뉴욕 미술계에 입성한 원칙주의자다. 마리는 성주를 사랑하게 되면서 삶이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성주에게 모든 사랑을 주고 떠나는 마리는 사랑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는 캐릭터다.

"인간은 모두 각자의 사랑을 해요.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랑을 잃어버린 건 아니죠. 다만 사랑이 변한 것 뿐이에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 인정하지 않죠. 고통스러우니까요. 그래서 사랑을 되찾겠다는 생각에 집착하게 되죠. 저는 사랑은 불처럼 남김없이 연소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다른 사랑으로 넘어가니까요. 그런 면에서 마리는 성주를 힘껏 사랑했기 때문에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백 작가는 요즘 그려지는 사랑이 너무 협소하고, 얄팍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에서는 다면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작가가 보는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사랑은 울퉁불퉁하잖아요. 격정적이면서도 남루하죠. 그런 면에서 이번 소설은 고통의 측면에서 사랑을 다뤄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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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03 16:0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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