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치매환자 길 잃고 배회하다 사고 당하면 배상책임 누가 져야하나

일 91세 역 구내서 배회하다 열차 치여 사망… 1, 2심선 철도회사 승소일 최고재판소 2일 첫 변론, 3월1일 최종 판결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치매환자의 두드러진 증상 중 하나는 배회다. 예전에 살았던 곳이나 다니던 직장 근처를 배회하기도 하고 때로는 집 근처를 아무런 목적이나 의식없이 돌아다니기도 한다. 치매환자가 이렇게 배회하다가 사고로 사망했다면 배상책임은 누가 져야할까.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2일 이에 관한 변론이 열렸다. 최종 판결은 3월1일 내려진다.

이 사건은 9년 전인 2007년 아이치(愛知)현 오부(大府)시에서 당시 91세의 남성 치매환자가 개찰구를 통해 역구내로 들어간 후 기차를 타고 한정거장을 이동한 후 계단을 이용해 선로에 내려갔다 열차에 치여 숨지면서 시작됐다.

3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원고인 JR도카이(東海)측은 가족에게 배상책임이 있다며 대체운송에 들어간 비용 등을 포함, 720만엔(약 7천200만 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치매환자 길 잃고 배회하다 사고 당하면 배상책임 누가 져야하나 - 2

쟁점은 책임질 능력이 없는 사람의 배상책임은 '감독의무자'가 지도록 규정한 민법 714조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1심은 재택봉양을 받던 환자의 처와 봉양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 장남에게 청구액 전액을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2심은 부인에게만 책임을 물어 절반인 360만 엔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날 최고재판소 변론에서 유족 측은 원고 측의 주장은 "장애인과 정상인이 같이 사는 사회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고에 따른 손해는 사회적 비용으로 기업이 부담해야 하며 부부에게는 서로 상대를 감독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어린이가 일으킨 사고에 대해 부모의 배상책임을 묻는 재판은 많지만, 치매환자가 관련된 사고에서 감독의무자인 가족의 배상책임을 따지는 재판과 관련된 최고재판소의 판례는 아직 없다.

장남(65)은 변론 전에 "1, 2심 판결은 치매환자와 가족에게는 있을 수 없는 내용"이라며 "최고재판소에서는 실정과 사회의 흐름을 이해하는 판단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논평했다.

"감독의무자"로 제소당한 장남은 2년 전 퇴직한 후 지금은 아버지가 경영하던 부동산업을 이어받았다. 현재 모친(93) 및 아내(63)와 함께 살고 있다. 사고 당시 아내는 봉양을 위해 아버지 자택 근처에 거주하고 있었다. 아내가 집안을 정리하러 현관문을 나서고 옆에 있던 어머니가 깜빡 조는 사이 아버지는 집을 나가버렸다.

아버지는 동전 한푼도 없었지만 집 근처의 JR오부역 개찰구를 들어가 한 역전인 교와(共和)역까지 기차로 이동한 후 교와역 흠에서 계단을 걸어 선로로 내려갔다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치매환자 길 잃고 배회하다 사고 당하면 배상책임 누가 져야하나 - 3

유족들은 "오부역 직원은 왜 아버지가 역구내로 들어가도록 놔뒀으며 교와역 직원은 승객들과 반대방향으로 향하는 아버지를 불러세우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치매 환자인 아버지는 모자와 의복에 연락처를 적은 천을 꿰매 붙이고 있는 상태였으며 경찰은 명찰을 보고 가족에게 연락했다.

환자는 사고 10개월 전에 치매증세가 심해져 4급장애 판정을 받았었다. 가족은 요양원에 보낼 생각도 했으나 결국 재택봉양을 택했다. 가족들은 한순간의 빈틈도 없이 환자를 감시하려면 자물쇠를 채우거나 감금시설에 넣는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치매환자 가족모임'(본부 교토(京都)시) 관계자는 변론 방청 후 "최고재판소에서는 봉양하는 가족에 대해 면책판결이 나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1, 2심 판결 후 "치매환자의 실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판결"이라고 비판했었다.

일본의 치매환자는 2012년 현재 65세 이상 고령자 7명 중 1명이며 2025년에는 5명 중 1명꼴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치매환자를 두고 있는 가족 모두가 이번 재판을 남의 일로 생각하지 않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아사히는 치매환자의 배회 관련 사고 등의 손해에 어떻게 대비하고 배상해야 할지 공적인 구체제도가 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대책으로 '개인배상책임보험'이 있지만, 남에게 부상을 입히거나 물건을 망가뜨렸을 때만 커버되는 보험이기 때문이다.

lhy5018@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03 16:47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AD(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