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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돌 KIST…"향후 50년은 기적너머를 향해"

한국 산업발전 나침반 역할…경제적 파급효과 600조원
196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준공식
196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준공식(서울=연합뉴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이 3일 공개한 '196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준공식'.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설립(1966.2.10.) 50주년을 맞아 '2월 이달의 기록' 주제를 'KIST 설립, 경제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다'로 정하고, 관련 기록물을 오는 4일부터 누리집을 통해 제공한다. << 국가기록원 제공 >>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한국 산업발전에 나침반 역할을 해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10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3일 KIST 등에 따르면 KIST는 베트남전 파병의 대가 중 하나로 설립됐다. 1965년 5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린든 존슨 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뒤 백악관에서 발표한 12개 공동의제에는 '한국의 공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종합연구기관 설립을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듬해 2월 그 결실로 '한국과학기술연구소'가 설립됐다. 설립 출자금은 2천만 달러였다. 초대 소장으로는 최형섭 박사가 임명됐다.

과학기술 불모지였던 60년대 연구소 인력은 해외에 나가 있던 한인 과학자들로 채웠다. 최 소장이 미국 등으로 건너나 '가난한 조국을 도와달라'고 호소한 끝에 과학자 18명을 불러들였다.

이를 두고 1969년 허버트 험프리 당시 미국 부통령은 과학계 행사에 참석해 "KIST의 인재 유치는 세계 유일의 역(逆) 두뇌유출 사례"라고 말했다.

KIST는 한국의 산업 발전 전략을 설계했다. 정부 용역을 받아 우리에게 유리한 전략산업 분야를 찾아 공업화의 방향을 제시했다.

철강·중기계·조선·전자·자동차공업과 군수산업 육성 방안, 포항종합제철공장 건설계획, 종합특수강공장 건설계획 등의 조사 연구도 담당했다. 포항제철과 삼미종합특수강공장 등은 그 산물이다.

1970년 KIST 주최 서울국제전기 전자학술회의
1970년 KIST 주최 서울국제전기 전자학술회의(서울=연합뉴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이 3일 공개한 '1970년 KIST 주최 서울국제전기 전자학술회의'. << 국가기록원 제공 >>

KIST가 그동안 창출한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는 6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4년 이병헌 광운대 교수는 2012년까지 KIST의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를 595조원으로 산출한 바 있다.

이는 논문·특허 등 지식 스톡(저장) 파급효과, 연구개발(R&D)의 사업화 성과, 정책적 파급효과 등을 모두 합친 액수였다.

KIST 관계자는 "595조원은 삼성전자나 포스코[005490]가 설립된 뒤 2012년까지 얻은 누적 총 수익의 각각 30.8%, 46.1%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한국 최초의 천연색 TV 수상기(71년), 한국 최초의 전기차(78년), 간 디스토마 치료제 합성기술 개발(82년), 한국 최초의 물질 특허 아라미드 펄프(82년), 인조 다이아몬드(88년), 캡슐형 내시경(2003년) 등은 KIST의 대표적 성과들이다.

KIST는 또 다양한 분야의 과학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배출해낸 연구소들의 모태이기도 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연구소 등 모두 15개 출연연이 KIST에서 갈라져 나왔다. KIST가 '출연연의 맏형'으로 불리는 이유다.

장관과 국회의원, 청와대 수석 등을 9명 배출하며 과학기술 정책을 이끌었고, 이공계 대학교수 800여명을 포함해 설립 후 약 4천500명의 연구자를 배출하며 인재 공급소 노릇을 했다.

올림픽, 월드컵 등의 주요 체육행사 때는 도핑컨트롤센터를 운영하고 대입수학능력시험의 전산센터를 운영하는 등 국가적 행사에 기술지원도 했다.

1972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 실험
1972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 실험(서울=연합뉴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이 3일 공개한 '1972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 실험'. << 국가기록원 제공 >>

KIST는 이제 새로운 과제와 임무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의 미래를 열어갈 혁신적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설립 100주년이 되는 2066년까지의 목표를 '기적을 넘어서'(beyond MIRACLE)로 정했다.

'MIRACLE'은 KIST가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한 분야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포스트 실리콘, 탄소계 복합소재 등 차세대 소자·소자(Material), 양자컴퓨팅, 나노[187790] 신경망 모사 등 포스트 디지털 시대(Information),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등 미래형 인간·로봇 공존사회(Robotics), 스마트팜, 천연물 등 미래 농업혁명(Agriculture), 신재생에너지 등 포스트 기후변화 체제(Carbon), 치매 진단, 바이오센서 등 초고령화 시대 바이오·의료(Life), 수자원 확보 등 지속 가능한 녹색도시(Environment) 등을 가리킨다.

특히 기존의 1만7천배에 달하는 빠른 처리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 기술, 뇌 신경망의 정보처리 과정을 모사해 사물에 지능을 부여하는 나노신경망 모사 기술은 특별히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다.

KIST는 또 앞으로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의 혁신을 주도하고, 국가 차원의 융·복합 연구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창조경제 지원형 상용화 연구를 확대하고 KIST 유럽연구소(독일)을 국내 기업의 유럽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2019년 6월에는 KIST 모델을 베트남에 수출한 'V-KIST'가 하노인 인근 호알락 하이테크파크에 설립될 예정이다. KIST는 에티오피아, 미얀마 등 설립 요청을 제기하는 나라에 제2, 제3의 V-KIST를 설립해 '과학기술 한류' 확산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KIST 관계자는 "앞으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술 사업화가 가능한 연구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혁신적 연구 성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03 16:0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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