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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거여동 일가족 살해사건이 영화로…'멜리스'

송고시간2016-02-02 17:36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새해를 며칠 앞둔 2003년 12월 29일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일 오후 7시30분 서울 송파구 거여동 모 아파트. 퇴근 후 귀가한 A씨는 집에 아내와 세살배기 아들, 한살짜리 딸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부인은 나일론 줄에 목이 감긴 채 얼굴이 치마로 덮여 있었다. 아들은 목에 보자기가 감겨 있었고, 딸은 얼굴에 비닐봉지가 씌어 있었다.

일가족 셋을 죽인 범인은 부인의 여고 동창생 이모(당시 31)씨였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씨는 작은방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처럼 가장해 부인을 안심시키고서 먼저 아들을 살해했다.

이어 '아이들이 깜짝쇼를 보여준다고 한다'며 안방에 있던 부인의 눈을 가린 채 작은방으로 유인, 빨랫줄로 만든 올가미로 박씨를 숨지게 했고, 우는 딸마저도 질식사시켰다.

고교시절 절친한 친구였던 이씨와 부인은 2년 전 동창모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다시 만났고, 혼자 사는 이씨가 부인 집에 자주 왕래하면서 한가족처럼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절친한 친구의 행복한 가정생활에 시기심과 소외감을 느껴 범행한 것으로 봤다.

영화 '멜리스'는 이른바 '거여동 일가족 살해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새영화> 거여동 일가족 살해사건이 영화로…'멜리스' - 2

은정(임성언)과 그의 행복한 가정을 질투하는 가인(홍수아)간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렌즈로 사건을 재조명했다.

리플리 증후군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마음속으로 꿈꾸는 허구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인격장애를 뜻한다.

이야기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 가인 측에는 '김사장', 은정에는 '이모' 등 실화에 없는 인물을 추가했다.

하지만 이야기의 얼개가 다소 엉성하다. 이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예컨대 가인이 은정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는지 우연히 만났는지가 모호하고, 김사장과 가인간의 관계도 명쾌하게 드러나 있지 않는다. 영화 초반 나오는 수상한 남자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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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이 사건을 리플리 증후군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가 의문이다.

리플리 증후군은 자신에 대한 열등감과 타인 삶의 모방이 핵심인데 실제 범인이 그러했는지 잘 드러나지 않았다.

영화에서도 가인이 현재 자신의 삶에 어떤 열등감이 있는지, 또 은정의 삶을 모방하려고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최근 중국에서 활약 중인 배우 홍수아가 국내 스크린 복귀작으로 이 영화를 선택해 연기 변신을 꾀했다.

영화의 설계가 치밀하지 못해서인지 그의 연기도 그다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멜리스'는 타인의 고통을 보고 싶은 욕망을 뜻하는 영어 단어다.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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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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