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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배워 성공할래요" 캄보디아 공학도 열정 '활활'

'킬링필드' 탓 공학 교육인력 없어…한양대 공대 지원 나서

(시아누크빌<캄보디아>=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오른손을 들어 엄지손가락을 펴 보세요. 엄지손가락이 전류라면 자기장은 나머지 네 손가락 방향으로 형성됩니다."

지난달 27일 기자가 찾아간 캄보디아 항구도시 시아누크빌의 라이프대학 강의실에서는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후텁지근한 더위 속에 최정훈(60) 한양대 화학과 교수가 학생 50여명에게 '앙페르의 오른손 법칙'을 강의하고 있었다.

라이프대 1학년생들과 부속고 학생들은 처음 듣는 내용인 것처럼 눈을 반짝였다. 한국에서는 중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이다.

"공학 배워 성공할래요" 캄보디아 공학도 열정 '활활' - 2

최 교수 등 한양대 교수 10명은 겨울방학을 맞아 라이프대에서 과학 특강을 했다. 애초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예정이었으나 이들의 과학 기초 지식이 너무 부족해 고등학생들에게까지 문호를 넓혔다.

최 교수는 "학생들이 저항과 전류, 전압 개념에 대해 전혀 모르더라"라면서 "심지어는 한국에서 초등학생 때 배우는 용어도 몰라 그림으로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의 이공계 교육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변변찮은 공학 박사도 거의 없고 초중고교에는 과학 교과서가 아예 없다.

1970년대 후반 급진 공산주의 정권인 크메르루주의 '킬링필드' 학살 사건으로 지식인들이 전부 숙청당한 탓이다.

2006년 한국인 선교사가 설립한 라이프대는 부속 초중고교까지 합쳐 학생 수가 1천890명에 달하는 시아누크빌의 최대 교육기관이다. 하지만 산업화의 가장 기초라고 할 수 있는 공학인 토목·건축학과도 없다.

배우는 속도는 느리지만 학생들의 열정은 매우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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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모터의 작동 원리를 주제로 설명한 최 교수는 학생이 정답을 말할 때면 '상품'으로 USB 메모리를 줬다. 강의 시작 10여분만에 최 교수가 준비한 USB 메모리가 동났다. 실습 키트로 모터를 만들어 돌릴 때에는 강의실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최 교수의 수업을 들은 이 대학 1학년생 니악 소피롬(19)군은 "언젠가 미인을 옆자리에 태우고 BMW를 몰겠다는 막연한 꿈만 꿔왔다"면서 "이제 공학을 열심히 배워 휴대전화 부품 업체를 창업해 성공적인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

2013년부터 매년 여름과 겨울 라이프대에서 봉사활동을 해 온 한양대 공대는 올해부터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이 대학에 선진 공학교육 시스템을 직접 전수하기로 했다.

건축·토목·기계·전기전자 공학과를 만들어 한양대 공대의 커리큘럼을 이식, 라이프대가 세계 기준에 맞는 공학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학교 측은 동문을 중심으로 이곳에 공학 과정을 이식시킬 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다.

이미 작년 10월부터 한양대 공대 출신인 김장욱(53) 전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가 시아누크빌에 상주하며 수요가 높은 공학 분야를 선별하고 맞춤형 커리큘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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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원래 6개월간 상주할 예정이었는데 라이프대 측이 2017년 10월까지 있어달라고 해 고민 중"이라면서 "한양대로부터 선진 공학 교육 시스템을 배우려는 라이프대의 의지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

ah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02 12: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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