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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동지는 없다"…'백묘흑묘'인가 '권력형 철새'인가

조응천→더민주, 김만복→새누리行 시도…핵심들이 '越境' 김종인 이상돈 등 朴캠프 출신들 대거 야당行…조경태 여당行 "양당구조 재편 과정" 유보적 시각…"직업형 '철새 정치'의 전형"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서혜림 기자 = 4·13 총선을 앞두고 보수와 진보의 경계를 넘나드는 정객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예민한 선거철에 진영을 오가는 '월경'(越境) 행보를 보이는 이들을 두고 정치권의 평가는 다양하다.

이념의 틀이라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국리민복(國利民福)만을 보고 뛰겠다는 인사들이 늘어나는 긍정적 현상이라는 시각부터, 권력의 향배만을 따라 이동하는 해바라기, 철새들이 창궐하고 있다는 부정적 반응까지 엇갈리는 것이다.

가장 주목을 끄는 사례는 2일 더불어민주당 행을 발표한 조응천 전 검사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 전 검사는 지난 2014년말 정치권을 뒤흔든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 연루됐던 핵심 당사자 중 한 사람으로, 야당의 영입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여권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청와대의 핵심 비서관을 지낸 인사가 그 정부의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청와대를 향해 칼을 겨누는 야당 진영으로 '이적'한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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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사례로는 최근 새누리당 입당을 시도했던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있다.

김 전 원장은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직인수위원을 거쳐 국정원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006년 국정원장에 임명된 노 전 대통령의 핵심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지난 연말 새누리당에 팩스로 입당 신청을 했던 김 전 원장은 입당신청 직후 재보선에서 야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는 '해당 행위 논란'에 휩싸이면서 한 달도 안돼 제명당한 바 있다.

각 정권에서 민감한 정보를 다루던 핵심 당국자 또는 '정보기관 수장'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이례적인 행보는 더욱 이목을 끈다.

이에 비해 이른바 '책사형 인사'들의 진영 간 이동은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일 정도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종인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전두환 군사정권의 '모태'가 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투신한 김 위원장은 민주정의당과 민주자유당 소속 전국구 의원을 3차례 지낸 정통 보수 인사였다.

이후 2004년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깜짝' 변신하더니, 2012년 대선 국면에선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박근혜캠프에 합류했던 역사가 있다.

마찬가지로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정치쇄신특별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도 진영을 가로지르는 행보를 보였다.

이 명예교수는 이후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더민주의 전신) 비대위원장에 내정됐다가 인선이 무산됐으며, 이날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에 전격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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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국민의당에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으로 합류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또한 여야 '협곡'을 넘나든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박정희 정권 말기부터 YS정부까지 내각과 청와대에서 일해온 윤 전 장관은 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마지막으로 정계를 떠났다.

그러다가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의 국민통합추진위원장으로 등장했고, 2014년에는 당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제1차 독자세력화를 추진했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바 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 역시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를 지냈으나, 이젠 야권 분열 국면의 '캐스팅 보트'로 떠올랐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성식 전 의원이나 이태규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실무지원단장도 과거 보수진영에 몸담은 정치인이다.

더불어 민주당 정치 진영 후보로서 부산에서 3선을 해온 조경태 의원도 최근 새누리당으로 말을 갈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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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이같은 월경 현상은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특히나 향후 공천 등의 문제가 걸려 있고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선거철만 되면 반복해서 벌어져 온 현상이다.

지난 18대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은 새누리당에 입당해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고,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또한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반면 상도동계의 핵심인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과 강삼재 전 한나라당 부총재는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 '크로스 오버'가 펼쳐졌다.

이들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 덩샤오핑의 '백묘흑묘론'(白猫黑猫論·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과 같은 중도 실용주의에 입각, '보수 대 진보'라는 이분법적 논리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 정치권에 실용적인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리라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고려대 이내영 교수는 "한국 정치판의 양당 구조가 재편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단순히 현상적으로만 보면 일관성이 없는 행보라는 시선도 나올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분들이 (진영을 옮겨 이동해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특히 김종인 윤여준과 같은 원로들은 이들이 당장 어떤 진영을 택했느냐보다도 그로 인해 우리 정치에 어떤 변화를 불러왔느냐로 평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이들의 행보가 결국은 사욕을 채우기 위한 갈지자 행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는 게 사실이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봉사적 성격이나 시대적 소명이 아니라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채택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면서 "'철새'들의 행보에서 국민이 열망하는 봉사정신에 입각한 정치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소위 '원로'라는 인사들도 쉽게 말해 일자리를 찾아 왔다갔다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혹평했다.

minary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02 12:2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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