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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빈국 캄보디아에 '공업입국' 씨앗 뿌리는 한양대

송고시간2016-02-02 12:00

시아누크빌 라이프大에 선진 공학교육 커리큘럼 전수"단발성 지원 아닌 '물고기 잡는 법' 가르칠 것"

(시아누크빌<캄보디아>=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한국 최초의 사립 공과대학의 역사를 지닌 한양대 공대가 꿈틀대는 신흥국 캄보디아의 '공업입국' 산파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한양대 공대 교수진은 지난달 23일부터 2주간 일정으로 교육부 지원을 받아 캄보디아의 항구도시 시아누크빌의 '라이프' 대학을 찾아 선진 공학 교육 시스템을 전수했다.

김용수 공대 학장을 필두로 교수진 10명은 라이프대 교수와 학생, 이 대학 부설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열어 기초 과학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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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공대는 이번 특강을 계기로 매년 여름과 겨울 교수진을 파견해 이곳 사람들에게 '공학 마인드'를 이식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학교 측은 라이프대에 건축·토목·기계·전기전자 공학과를 만들어 한양대 공대의 커리큘럼을 직접 전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커리큘럼의 빠른 정착을 위해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이 대학 동문을 보내 상주시키고 있다.

한양대 공대는 이들 4개 학과 중에서도 건축·토목 학과의 정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캄보디아에 가장 절실한 학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캄보디아는 아직 최빈국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2011년부터 매년 7%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섬유산업을 위주로 한 노동집약적 경제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공업, 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경제개발이 이뤄지려면 과학기술 역량과 사회기반 시설의 확충이 선결돼야 한다.

캄보디아에는 고속도로가 없다. 보수 유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왕복 2차선 국도만 있을 뿐이다.

수도 프놈펜에도 하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이 많다. 시아누크빌에는 하수 시설이 전혀 없어 우기에 시내 전체가 물에 잠기기 일쑤다. 시민은 각종 수인성 질병에 시달린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 공학도 양성은 꿈도 꾸기 어려운 이야기다. 이들을 키워낼 인력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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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는 급진 공산주의를 표방한 크메르루주 정권이 들어선 1975∼1979년 국민 4분의 1에 해당하는 200만명이 학살되거나 굶어 죽었다. 이른바 '킬링 필드' 참사다. 이때 지식인과 기술자 계층 대부분이 기회주의자라는 죄명으로 죽어갔다.

김용수 학장은 "최고 명문인 프놈펜왕립대에 박사 학위를 가진 교수는 6명이며 이중 공학자는 단 1명밖에 없다"고 전했다.

라이프대도 2011년 토목·건축학과를 신설한 적이 있으나 교원을 확보하지 못해 8명의 졸업생만 배출한 채 4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 빈자리를 메워 단발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시아누크빌의 젊은이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는 게 한양대의 복안이다.

1939년 설립돼 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양대 공대는 1960∼1970년대 한국 산업화의 역군을 배출해냈다. 이런 경험은 캄보디아의 공학 인재 양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양대는 자부한다.

라이프대의 입지는 공학도 양성소로 최적이다. 프놈펜이 상업, 시엠립이 관광 중심지라면 이 나라 최대 항구를 낀 시아누크빌은 물류 중심지다. 중국이 260만㎡의 공단을 조성하는 등 외국 자본의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여서 앞으로 캄보디아 공업의 중심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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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학장은 길게는 10년을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커리큘럼으로 교육받은 시아누크빌의 젊은이가 한양대에서 학위를 따고 이곳으로 돌아와 교수로서 후진을 양성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한 김 학장은 "라이프대 공대가 자립할 때까지 우리 건학 이념인 '사랑의 실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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