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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지카바이러스 국제비상사태 선포…"타지역에도 위협"(종합2보)

신종플루·소아마비·에볼라 이어 역대 4번째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 사무총장 "발생지역 외 다른 곳 공중보건에도 위협…매우 심각한 수준"과학적 입증 안됐지만 소두증과 지카 사이 '강한 인과관계' 의심"지카바이러스에 대한 전쟁선포" 평가도…세계 각국 신속대응 나서
WHO, 지카바이러스 국제비상사태 선포…"타지역에도 위협"(종합2보) - 1

(제네바·서울=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강건택 기자 =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 보건당국이 '전쟁'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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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지카바이러스 국제비상사태 선포…"타지역에도 위협"(종합2보) - 3

세계보건기구(WHO)는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확산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WHO는 이날 외부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긴급위원회 화상회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긴급위원회는 최근 브라질에서 보고된 소두증과 그밖의 신경장애 사례는 '이례적'이며 그 밖의 다른 지역 공중보건에도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감염국가 내 위험을 최소화하고 국제적인 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국제적인 신속한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찬 총장은 "사태의 위협 수준이 매우 심각하다"고 전제하면서 "긴급위원회 멤버들은 현 상황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요건을 충족한다는 데 동의했고 나도 이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헤이만 긴급위원회 위원장도 "지카 바이러스에 의해 신경마비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지 아직 증명하기 어렵지만, 사태가 확산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백신 개발과 치료법 등이 빨리 나오도록 하면서 현재의 확산 추세를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긴급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은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직 없지만 이 바이러스와 소두증 등의 선천성 기형, 신경계 합병증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보이고, 특히 임신 중 감염과 소두증 사이의 인과관계가 강하게 의심된다고 밝혔다.

WHO는 지카 바이러스와 브라질 소두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과학적으로 확인하는 데 6∼9개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WHO를 비롯한 국제 의료 기관들의 재원이나 인력은 지카 바이러스 차단과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집중된다.

아울러 WHO는 소두증과 '길랭-바레 증후군'(전신마비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희소 질환)에 대한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이러한 질병이 지카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지 집중적으로 원인을 연구할 것을 촉구했다.

예방조치로는 감시 강화 외에 ▲ 지카 바이러스 감염 진단법 개발 ▲ 바이러스 매개체 통제와 적절한 개인 보호 수단 개발 ▲ 임신부와 가임기 여성에 대한 정보 제공 ▲ 백신과 치료법 연구개발 등을 제시했다.

백신 개발에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찬 총장은 "현재로서 가장 중요한 보호조치는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 개체수를 통제하고 특히 임신한 여성 등 개인들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상사태 선포로 다른 국가로의 여행이나 무역을 제한해선 안 된다고 찬 총장은 밝혔다.

다만 그는 회견에서 임신부 등을 특정해 "만약 여행을 연기할 수 있다면 그것도 고려할 만한 일"이라며 "여행을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의사와 상의하거나 긴 팔의 상의나 바지, 모기 퇴치제 등 개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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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2009년 신종플루(H1N1), 2014년 소아마비,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특히 바이러스와 질병 사이의 상관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조기 비상사태 선포는 이례적으로 신속한 조치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이미 미주 24개국으로 지카 바이러스가 퍼졌고, 오는 8월 브라질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데다 내년까지 미주 대륙에서만 400만 명의 환자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더는 조치를 늦출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2014년 에볼라 사태 때 WHO가 1천 명 가까이 숨진 뒤에야 비상사태를 선포해 늑장대응이라는 비난에 휩싸였던 것을 의식해 더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토머스 프리든 센터장은 이날 WHO의 비상사태 선포가 "세계에 행동을 촉구한 것"이라고 평가했고, 데릭 개더러 랭커스터대학 교수는 "WHO의 조치는 마치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전쟁 선포'와 같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WHO의 비상사태 선포와 맞물려 세계 각국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이날 아메리칸사모아, 코스타리카, 네덜란드령 큐라소, 니카라과 등 4개국에 대해 여행경보를 내렸다.

이로써 미국이 임신부들의 여행 자제를 권고한 나라는 기존 24개국에서 28개국으로 늘어났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어느 순간 기온이 올라가 모기에 더욱 이로운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질병 확산을 막을 전략을 확실히 갖춰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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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카 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지인 브라질은 오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임신부들이 방문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이날 밝혔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의 채혈을 금지하고 각 지역 감염자 발생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등의 적극적 차단 정책도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질병관리본부가 이날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한 방역당국 고위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각계 전문가를 초청해 '지카바이러스 위기평가 및 대책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카 바이러스는 현재 브라질을 중심으로 파나마 등 중남미로 확산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감염자가 발견되는 등 동남아에도 이미 전파된 상태로 파악되고 있다.

rhew@yna.co.kr, firstcircl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2/02 09: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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