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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날아간 통영 서커스장…"관광객 몰려오는데"

송고시간2016-02-01 13:45

(통영=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경남 통영을 찾는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 있다.

풍광이 수려한 남해안을 조망할 수 있는 통영케이블카와 서커스장이다.

그런데 당분간 서커스 구경을 할 수 없게 됐다.

서커스장이 강풍에 날아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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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52)씨는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 앞쪽 공터에 자리한 서커스장 대표다.

서커스장의 공식 명칭은 세계문화콘텐츠공연기획 상설공연장이다.

2012년 9월 개장된 서커스장에는 이후 연 평균 10만명의 관람객들이 몰렸다.

중국 기예단을 비롯해 러시아 전통무용단, 태국·캄보디아·스리랑카·필리핀·인도 공연팀을 초청하는 등 콘텐츠를 다양하게 선보인 덕분이다.

그는 지난달 19일 새벽을 잊을 수 없다.

그날 서커스장으로 초속 14m의 강풍이 들이닥쳤다.

서커스장 옆 간이숙소에서 잠자고 있던 유씨는 뭔가가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듣고 황급히 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곧바로 힘없이 쓰러지는 물체에 부딪혔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통증을 호소할 틈도 없었다.

외국에서 온 공연단원들은 인근 숙소에서 잠을 자고 있었기에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애지중지하던 서커스 공연장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공연장으로 사용되던 대형 몽골텐트는 온 데 간 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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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뼈대만 남았고 천막은 넝마조각이 됐다.

관광객들의 탄성과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공연장은 황폐함 그 자체로 변했다.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유씨는 "서커스장 개장 이후 태풍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이 정도의 강풍에 서커스장이 날아갔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유씨는 아무리 거센 태풍이 몰아쳐도 견뎌냈던 서커스장이 힘없이 날아간 게 인근에서 진행중인 공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커스장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서는 S호텔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유씨는 "호텔 신축공사를 하면서 방풍림을 모두 베어냈고 터파기 공사로 언덕이 없어진 탓에 바다에서 직접 밀려오는 강풍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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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통영시에 공문을 보내 복구에 필요한 비용 일부를 지원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시는 개별 사업체에서 발생한 것으로 강풍과 호텔 신축공사는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풍으로 모든 게 허망하게 날아간지 10여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씨는 곧바로 중국으로 날아갔다.

대형 몽골텐트를 주문하기 위해서다.

대형 몽골텐트를 제작하는 데에만 최소한 20일이 소요되고 배로 운반하려면 3~4일이 걸린다.

그럭저럭 복구는 3~4월이나 돼야 가능할 것 같다.

복구자금이 제대로 조달되지 않으면 연기될 수도 있다.

외국에서 온 공연팀은 본국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유씨는 "중국이 춘절 연휴여서 몽골텐트를 빨리 제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애를 태웠다.

그는 "봄철 예약을 받아놓은 곳이 많아 시급히 복구하지 않으면 보상 문제 등이 있을 수 있다"며 "통영시 등이 문화예술 지원 차원에서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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