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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파견법…야당·노동계 반발로 법안 표류

송고시간2016-02-01 11:53

노동개혁 4법 중 최대 쟁점…'대기업 파견 제한' 수정안에도 시큰둥

경제살리기 담화발표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경제살리기 담화발표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세종=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룸에서 누리과정과 노동개혁 및 각종 개혁법안 입법 촉구를 요구하는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은보 금융위부위원장,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영 교육부차관.
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관계부처 장관과의 합동 담화에서 노동개혁 4법의 국회 통과를 다시 호소했다.

유 부총리는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과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가 도와달라"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노동개혁 4법 등 많은 경제·민생법안이 줄줄이 입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대국민담화에서 기간제법을 유보할 뜻을 밝혀 노동개혁 법안은 파견법·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 등 4대 법안으로 좁혀진 상태다.

이 가운데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법안은 파견법이다. 근로시간 단축, 고용보험 강화, 출퇴근 산재 인정 등 다른 법안과 관련된 내용들은 절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파견법만큼은 극한대립 구도에 갇혀 있다.

◇ 정부·여당 "어려운 중소기업 돕자"…대기업은 파견 제한 시사

현재 '파견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은 32개 업종, 197개 직종에만 파견을 허용한다. 제조업 파견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허용기간은 최대 2년, 계약 갱신횟수는 1회로 제한한다.

정부·여당이 내놓은 파견법 개정안은 55세 이상 고령자와 근로소득 상위 25%(2015년 기준 5천600만원) 전문직 등으로 파견 허용업무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금형·주조·용접·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 등 '뿌리산업' 제조업의 파견 허용도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무엇보다 극심한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서 파견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 등 주문기업의 요구에 따라 생산물량이 급격히 변화해 필요인력을 예측할 수 없는데, 정규직 근로자는 채용하기도 어려운데다 고정적인 인건비 부담이 너무 커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파견법 개정안은 대기업이 아니라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진국은 기간제·파견근로를 많이 쓰는데, 우리는 규제 때문에 다단계 하도급을 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근로자 간 임금격차가 커지고, 현장에서는 '일시·간헐적 사유에 활용하는 파견'(최장 6개월)을 돌려쓰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파견근로라도 1년 이상 근무하도록 함으로써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음성적인 하도급을 지양하고 이를 법의 테두리 내로 끌어들여 근로조건이 나아지도록 법을 개정하자는 것이 정부·여당의 입장이다.

담화 발표장으로 입장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담화 발표장으로 입장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세종=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룸에서 누리과정과 노동개혁 및 각종 개혁법안 입법 촉구를 요구하는 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jeong@yna.co.kr

대기업까지 파견 근로가 만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대기업 파견 제한'이라는 수정안을 내놓았다.

고용부는 "대기업의 사내하청업체가 뿌리산업 부문의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경우, 대기업이 우회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쓴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며 "이에 대한 확실한 방지방안을 담는 것을 당정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파견 확대는 비정규직 양산할 것"…야당·노동계, 강력 반대

야당과 노동계는 파견 확대에 극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정부가 파견 노동자의 수를 축소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끌어내지는 못할망정, 지금도 '사내하도급'의 형태로 제조업 전반에 만연한 불법 파견을 합법화해 비정규직을 급격히 늘리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얘기다.

파견과 사내하도급은 하청업체에 일을 맡긴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원청업체의 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한 업무지시 여부에 따라 갈린다. 파견근로자는 직접적인 업무지시를 받을 수 있지만, 사내하도급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 제조업 파견이 허용되지 않았으므로, 제조업체가 생산공정에서 일하는 사내하도급 근로자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내리면 이는 '불법 파견'이 된다.

불법 파견을 둘러싼 갈등이 가장 격렬하게 벌어졌던 기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제조업체인 현대자동차였다.

2010년 대법원이 현대차의 불법 파견을 인정하자,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격렬한 투쟁을 벌였다. 결국 현대차가 지난해 사내하도급 근로자 수천명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하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이다.

노동계는 이처럼 불법 파견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통해 '상생'을 이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제조업 파견을 허용하면 현대차의 사례처럼 파견 노동자들이 정규직화할 길은 영원히 없어지고, 비정규 파견 노동자만 노동시장에 넘쳐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여당의 '대기업 파견 제한'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국노총 정문주 정책본부장은 "대기업 파견을 제한한다고 하지만, 전체 사업장의 99%를 차지하는 중견·중소기업에 파견이 허용되면 대기업 파견이 허용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이인영(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기업 파견을 제한한다고 하지만 중견·중소기업과 전문직, 고령자 등으로 파견을 확대하겠다는 파견법 개정안의 기조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며 "파견의 전면적인 확대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받아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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