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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빈부격차가 갈라놓은 브라질 소두증 공포의 두얼굴

송고시간2016-02-01 10:41

부유층 임신부는 휴가 내고 유럽행…빈민층은 "별 일 없기만 바랄 뿐"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소두증 공포가 휩쓸고 있는 브라질에서 극심한 빈부격차가 빚어낸 피해자들의 상반된 대응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영상음향 프로듀서로 일하는 헤지나 지 리마와 그의 남편은 지난해 11월 지카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생아 소두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임신을 미루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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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리마는 이미 임신한 상태였다. 리마의 임신 초기는 모기가 번창하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여름과 일치했다.

리마는 "첫 몇 주 간 너무 무서워서 울기만 했다"고 현재 머물고 있는 영국 런던에서 전화로 AP통신에 말했다.

리마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직후 장기 휴가를 내고 유럽으로 떠났다. 최소한 임신 초기 동안은 브라질로 돌아가지 않을 예정이다.

리마는 "나는 일종의 망명객"이라면서도 "선택의 여지가 있었던 나는 행운아다. 같은 처지의 많은 여성은 이런 사치를 누리지 못한다. 그들은 그저 운명에 휘둘리고 있다"며 자신의 상황에 아무런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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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가 얻은 마음의 평화에는 브라질 여성 대다수는 상상할 수 없는 가격표가 붙었다고 AP는 전했다.

브라질의 최저 월급은 200달러(약 24만 원) 조금 넘는 정도고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번 지카 바이러스 사태의 진앙지인 브라질 북동부의 페르남부쿠 주의 빈민가에 거주하는 임신 5개월차 타이나라 로렌수에게도 유럽행은 꿈도 못 꿀 일이다.

페르남부쿠는 주 전체가 가난하고 개발되지 않은 지역으로 꼽힌다.

로렌수는 판잣집에 산다. 악취가 진동하는 물웅덩이가 주변에 널려 있다.

두 살배기 딸을 키우는 로렌수는 근처에서 잡은 갑각류를 1㎏당 2.5달러(약 3천원)에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로렌수는 "최근에 지카 바이러스나 다른 질병에 걸린 것 같다"며 "뭘 할 수 있겠나. 그저 태아에게 영향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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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는 물병 뚜껑에 담길 정도의 물만 고여 있어도 알을 낳는다.

누구나 이집트숲모기에 물릴 수는 있어도 에어컨을 틀고 창문을 닫을 여력이 없는 빈곤층이 더 취약하다.

긴소매 옷이 빈곤층의 유일한 예방책이지만 적도에 가까운 페르남부쿠에선 찌는 듯한 무더위가 모기만큼이나 기승을 부린다.

모기 퇴치약마저 빈부를 차별한다. 퇴치약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부분 약국에서 동났고 그나마 판매하는 일부 약국 등에선 가격이 예전의 몇 배로 올랐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부자의 피라고 맛이 다른 것은 아니지만 부자들은 흐르는 물, 에어컨, 방충망 등에 돈을 쓸 수 있고 여의치않으면 다른 곳으로 떠날 수도 있다"며 빈곤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렌수는 "병에 걸려야만 하는 것이라면 병에 걸리게 될 것"이라며 "(질병은) 어디에나 있다"고 체념한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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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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