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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시련 헤쳐나가는 한국 문학, 우리의 얼굴이자 초상"

송고시간2016-01-31 18:56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한국 문학은 이 시대 고통받는 사람들과 시련을 함께 헤쳐나갔습니다. 우리 문학은 그런 면에서 여러분의 얼굴이고, 초상입니다."

소설가 황석영(73)은 31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인문학 강의 '롯데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 생각 수업(BIG QUESTION)'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강연회에는 황석영, 유키 구라모토, 프랑수아 롤로르 등 국내외 석학 21명이 참여해 '상실'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황석영은 "작가가 된 지 52년이 됐다. 소설의 달인이라면 달인이다"라고 농담을 던진 후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소설은 동시대 사람의 삶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며 "그 삶이나 사회적 관계가 잘 못 됐을 때 소설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감이라는 점에서 동시대 사람들의 삶과 현실에 기초하지 않은 작품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황석영은 거짓말을 하는 상대방을 공격할 때 '소설 쓰지 말라'고 하는 관행에 대해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소설은 상식적으로 가능한 진실이다. 가상의 진실을 다루는 예술이다"라며 "이런 식이라면 소설은 쓸모없어지고, 소설 읽는 것은 철없는 짓이 된다"고 지적했다.

황석영은 이런 관행은 돈이 가장 중요시되는 사회적 풍토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이런 시대일수록 소설 등 문학을 꼭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설과 같은 서사를 읽는 것은 패스트푸드를 먹지 않고 농산물을 사서 직접 조리해 먹는 것과 같다"며 "먹는 것처럼 서사를 읽는 행위는 머리 안에서 상상력을 발동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설책을 읽다 보면 상상력이 발동되며 창조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내면이 강화된다"며 "이런 과정을 체험하는 사람들은 어려움이 왔을 때 자기 스스로 극복할 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 면에서 현실에서 겪은 일을 서사로 바꿀 수 있는 우리 모두가 소설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석영은 자신의 문학 인생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그는 "1962년 고등학생 때 사상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며 "이후 썼던 삼포가는 길, 장길산 등은 서구적 형태를 갖춘 서사였다. 이 시기가 저의 상반기 문학"이라고 자평했다.

황석영은 방북과 망명을 거쳐 1998년부터 하반기 문학에 들어섰다며 항상 우리의 근사한 목소리를 세계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강연 초 작년 출간한 장편 소설 '해질 무렵'의 집필 배경을 설명하며 한국 사회의 산업화. 세대갈등, 신자유주의 영향 등을 이야기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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