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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우린 EU 문지기 아냐"…'난민 관문' 국가 불만 증폭

송고시간2016-01-31 15:40

관문·경유·수용국 등 유럽내 갈등 커져…난민들 "북극 거쳐서라도 간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유럽행 난민 문제를 둘러싸고 그리스, 마케도니아와 같은 관문 국가들과 경유국, 수용국 등 유럽 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INYT)는 30일(현지시간) 중동·북아프리카에서 독일과 북유럽으로 향하는 난민 경로에서 유럽 문턱이자 1차 관문 역할을 하는 그리스의 풍경을 통해 임계점에 있는 유럽 난민 위기를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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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는 난민들의 유럽행에서 일정한 여과지 역할을 해왔다.

이주자들이 터키에서 배를 타고 건너오면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출신은 더 북서쪽에 있는 독일이나 오스트리아행 여정을 이어가도록 통과시켜준다.

그러나 이란, 모로코, 에리트레아, 리비아, 소말리아, 콩고 등 그밖의 지역에서 온 이주자들의 북상은 막는다. 이들은 아테네의 캠프로 옮겨져 추방되거나 그리스 내 망명을 신청할 수 있지만, 난민들에게 그리스는 썩 인기 있는 망명지는 아니다.

그러나 그리스를 거쳐 북상하는 이주자가 줄 조짐이 없자 관련국들의 신경전은 치열해졌다.

EU의 다른 국가들은 그리스가 이주자들을 내보내는 데만 급급해서 국경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터키에서 그리스로 건너온 이주자는 이번 달에만 4만5천명을 넘었다. 지난해 1월의 20배에 달하는 수다.

EU는 터키에 난민 유입을 막아달라며 30억 유로(약 3조9천372억 원) 규모 지원을 약속했지만 큰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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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를 EU 내에서 여권 없이 여행할 수 있는 '솅겐 구역'에서 일시적으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EU 회원국이 아닌 마케도니아에 EU 국가의 경찰을 보내 그리스와 접한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벨기에의 한 장관은 그리스에 30만 명을 수용하는 캠프를 짓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리스와 남쪽 국경을 접한 '2차 관문' 마케도니아의 니콜라 포포스키 외무장관은 "그리스가 적절하게 난민과 망명 자격이 없는 이주자를 적절하게 분류하지 않으면 수많은 이주자가 마케도니아에 갇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포스키 장관은 "그러면 마케도니아에 텐트가 차려질 것이고 곳 거대한 난민촌이 생길 것"이라며 "이를 피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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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자 문제의 최전방에 있는 그리스는 격앙된 분위기다.

니코스 크시다키스 그리스 유럽문제외무장관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환영 정책에서 두려움과 공포의 정책으로 기조가 바뀌고 있다"며 "모든 나라가 장막을 세운다면 우리는 냉전기 '철의 장막'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리스는 지문 날인, 해상 순찰 강화, 캠프 시설 개선 등 이미 온 힘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INYT는 EU가 그리스-마케도니아 국경을 막으면 일어날 일은 그리스-마케도니아 국경의 그리스 측 난민촌 이도메니 마을의 상황에서 유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마케도니아 측이 최근 사전 예고 없이 하루 동안 국경을 닫자 이도메니 마을에 머무르던 이주자들이 담으로 몰려들어 혼란이 빚어졌고 그 사이 파키스탄 남성이 칼에 찔리는 사건이 났다.

지난해 11월에는 이주자들이 마케도니아 경찰에게 돌을 던져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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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국가들의 신경전은 치열하지만, 그리스에 도착한 이주자들은 정책을 아무리 바꿔도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도메니에 머무르는 아프간 출신 모하메드 살렘 이브라힘은 "우리에겐 유럽 외의 미래가 없다"며 "그리스 국경이 막히면 이주자들은 북극을 거쳐서라도 유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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