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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욱號 팬택' 스카이폰 신화 다시 쓸까

송고시간2016-01-24 06:01

문지욱 사장 인터뷰…"세상에 없던 폰 내놓겠다""팬택의 패착은 미래 투자 소홀…팬택은 나의 운명"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It's different"

2000년대 초 피처폰 시절, SK텔레텍이 내놓은 휴대전화 '스카이(SKY)' 시리즈는 나오는 모델마다 히트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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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물론 기능도 시장에 깔린 다른 제품과는 달랐다. 'It's different'라는 광고 카피는 제품 특성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각종 화제를 낳았고 한 유명 라면업체는 스카이폰 TV 광고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스카이폰 신드롬의 뒤에는 당시 문지욱 SK텔레텍 개발팀장이 있었다. LDC 화면에 업계 최초로 탈착형 카메라를 결합한 후속작을 내놓고는 두 달간 입원할 만큼 욕심이 대단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는 가까스로 기사회생한 팬택의 새 수장이 됐다. 팬택은 지난달 1일 '정준 대표-문지욱 사장' 투톱 체제로 공식 출범했다.

'문지욱호(號) 팬택'의 지향점은 역시 스마트폰, 모바일 디바이스였다.

문지욱(53) 팬택 사장은 지난 2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팬택은 스마트폰을 만들어 온 회사이고 가장 자신 있는 것도 스마트폰 기술"이라면서 "이제는 넥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4년 11월 '베가 팝업 노트'를 끝으로 맥이 끊긴 스마트폰 신제품을 올여름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사장은 "신제품은 보급형 가운데서도 중가대"라면서 "그동안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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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치 지금이 예전 SK텔레텍 시절 스카이폰을 기획·개발할 때의 심정과 비슷하다고 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한 상태에서 천편일률적인 스펙 경쟁보다는 그야말로 '잇츠 디프런트'한 제품을 들고나와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문 사장은 "보급형 시장은 지금이 기회"라면서 "삼성이나 LG처럼 덩치 큰 회사가 시도할 수 없는 제품으로 도전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했다.

많이 팔아서 이익을 낼 생각은 없다고 했다. 오히려 그런 욕심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게 문 사장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한국 시장에 먼저 신제품을 선보이는 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미리 점쳐볼 수 있어서다.

팬택의 패착은 뭐였을까. 그는 팬택이 청산위기까지 내몰리도록 경영이 악화한 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2011년 사상 최고 실적을 내며 고공비행하는 동안 벌어들인 돈을 연구개발(R&D)에 쏟지 못하고 1차 워크아웃때 진 빚을 갚는 데 썼던 게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문 사장은 "팬택은 기술 중심의 회사였던 만큼 현재 기술이 포화하면 다음 기술을 준비하는 데 먼저 투자를 해야 했었다"며 "당장 빚 갚기에 급급한 데다 외부 투자까지 끊기면서 결국 파국을 맞았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우리나라 휴대전화 역사의 산 증인이다. 1986년 옛 금성통신에 입사해 LG전자[066570]로 옮겨서는 LG전자의 사실상 첫 휴대전화인 '화통(話通)'을 개발했다. 이후 SK텔레콤[017670], SK텔레텍을 거쳐 2005년부터 팬택에 둥지를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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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사장은 "2008년 우리도 이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폰을 만들어야 한다고 건의했다가 따가운 눈총을 받았지만 결국 밀고 나갔다"면서 "그 결과 2010년 삼성전자[005930]와 거의 같은 시점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었고 이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때 수천 명에 달하던 팬택 임직원들은 현재 500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힘겹게 회생의 기회를 잡기는 했으나 여전히 앞길은 막막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점령했던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중국 제조사들이 가세한 '춘추전국시대'로 흐르고 있다.

문 사장은 "사장직을 수락하면서 '어떻게 보면 독배를 드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고백하면서도 "하지만 이게 팬택에 몸담아온 나의 운명이라고 받아들였고 함께 남은 임직원들 역시 그러하다"며 의지를 다졌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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