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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세돌-박정환, '1인자 세대교체' 기싸움

송고시간2016-01-22 11:22

박정환, 이세돌 넘어서야 진정한 1인자

KBS바둑왕전 복기하는 박정환과 이세돌(한국기원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KBS바둑왕전 복기하는 박정환과 이세돌(한국기원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1일 막을 내린 제43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이 대회는 한국 바둑의 흐름을 바꿀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받았다.

결승대국을 펼친 기사는 바둑랭킹 1위 박정환(23) 9단과 3위 이세돌(33) 9단. 박정환 9단이 이겼다면 한국 바둑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을 수 있었다.

그러나 21일 결승 4국에서 이세돌 9단이 박정환 9단에게 17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면서 종합전적 3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세돌 9단은 2007년, 2008년, 2012년에 이어 생애 네 번째로 명인에 등극하면서 건재를 과시, 세대교체를 거부했다. 박정환 9단과의 상대전적도 17승 10패로 벌렸다.

이세돌 9단은 2003년 LG배에서 이창호 9단을 3승 1패로 누르고 정상에 오르면서 '쎈돌' 시대를 열었다.

이세돌 9단(한국기원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세돌 9단(한국기원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조남철-김인-조훈현-이창호 9단으로 이어지는 바둑 최강자의 계보에 이세돌의 이름이 새겨지는 순간이다.

이세돌 9단은 2000년 32연승을 달리는 '불패소년'으로 주가를 올렸으나, 2001년 LG배 결승에서 당시 1인자였던 이창호 9단에게 2승 후 3연패 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2년 후 LG배 '리턴매치'에서 드디어 이창호 9단의 벽을 허물면서 최고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바둑계는 이번 명인전도 당시의 LG배처럼 세대교체의 분수령이 되지 않을까 전망했다.

박정환 9단은 26개월째 국내 바둑기사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들어 KBS바둑왕과 국수 타이틀도 연속으로 거머쥐었다. 하지만 아직은 랭킹에 걸맞지 않게 1인자 칭호는 듣지 못하고 있다. 최고 반열에 오르려면 명인전 타이틀이 필요했다.

이세돌 9단은 지난해 말 세계대회인 몽백합배에서 중국의 신성 커제(19) 9단에게 지면서 큰 타격을 받은 터이기도 했다. 이미 세계바둑에서는 '커제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명인전에 앞서 열린 KBS바둑왕전은 세대교체 기대를 부풀렸다. 박정환 9단은 이세돌 9단에게 첫 판을 내줬지만, 이후 두 판을 내리 이기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KBS바둑왕은 속기전이기에 진정한 승부는 장고바둑인 명인전을 지켜봐야 했다.

세대교체가 이뤄질 듯 말 듯한 상황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지금은 특출난 한 명의 기사가 장악하는 시대가 아니다. 인터넷 등으로 환경이 개방되면서 집단 강자 시대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정환, 2015 바둑대상 MVP 수상(한국기원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박정환, 2015 바둑대상 MVP 수상(한국기원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동환 한국기원 홍보팀장은 "이세돌 9단은 지금 한 사람만 방어하면 되는 상황이 아니다. 박정환 9단을 비롯해 최철한·박영훈·원성진·강동윤·김지석 9단 등 후배 모두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1990년 최고위전에서 이창호 9단이 '스승' 조훈현 9단을 꺾고 우승한 파란이 일어난 뒤 탄생한 일명 '이창호 키즈'들이기도 하다.

이들 도전자 가운데 가장 강한 후배가 박정환 9단이라는 것이다.

또 박정환 9단은 최고 자리에 오르려면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받는다. 그는 국내기전에서와 달리 세계대회처럼 큰 대회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다.

이점은 박정환 9단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올해 목표는 세계대회 우승"이라며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이세돌 9단의 저력과 박정환 9단의 성장이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랭킹 1위는 박정환 9단이지만 시대를 풍미하는 기사는 이세돌 9단인 어색한 상황이 어떻게 종결될지 관심이 증폭된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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