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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평택 브레인시티 '갈팡질팡' 행정

단체장 바뀔 때마다 정책 달라…행자부 '제동'10년 되도록 사업추진 못해 주민만 피해
평택 브레인시티 조감도
평택 브레인시티 조감도(평택=연합뉴스) 김종식 기자 = 10년이 되도록 사업추진을 못하고 있는 평택 브레인시티 조감도.

(평택=연합뉴스) 김종식 기자 = 지난 19일 오후 4시 경기도 평택시 송탄주민자치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브레인시티 개발사업 주민설명회장은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다가 결국 몸싸움으로 번지는 등 아수라장으로 변한 채 2시간여 만에 끝났다.

평택시가 관련 주민들을 모아놓고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이 최근 행정안전부 투자심사위원회에서 '반려'됐음을 통보하고 설명하는 자리였다.

주민들은 평택시와 시행사, 지역 정치인들에게 10년째 개발을 못하고 있는 이유를 따졌고, 또 다른 주민들은 주민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계속추진이냐 사업을 접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시의원과 도의원의 입장이 달랐고, 주민간 입장도 팽팽하게 맞섰다.

평택시 관련 공무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민 대부분이 사업추진을 찬성했는데, 현재는 반대하는 의견이 상당히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경기도와 평택시, 성균관대가 지난 2007년 도일동 일대 483만㎡ 부지에 성균관대 캠퍼스를 유치하고 세계적인 연구개발(R&D) 산업단지 조성을 목표로 추진해왔다.

◇ 첫 단추부터 잘못 낀 브레인시티 개발

평택시는 2007년 사업추진에 앞서 평택도시공사를 통해 실시한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적정하지 않다고 나왔음에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도시공사가 사업타당성 조사를 근거로 사업 반대의사를 보이자 시는 도시공사를 제외하고 직접 시행사인 브레인시티 개발에 20%(1억원)를 투자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제때 자금확보를 못 한 시행사가 자본금을 투자한 평택시의 책임을 물어 사업비의 20%인 3천800억원을 충당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사업추진이 안 되자 해당 주민들이 대책위를 구성, '성균관대학 유치', '사업추진 촉구' 등을 요구하며 삭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갈팡질팡' 행정…주민만 피해

평택시는 시행사가 보상금 등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 측은 평택시가 사업비의 20%를 유동화 채권 발행 또는 투자 확약 등을 통해 숨통을 터 주길 바랐고, 2010년 7월 지방선거에서 바뀐 시장은 이를 거부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시행사 측과 해당 시민들은 전 시장 때 적극 추진하던 사업을 시장이 바뀌면서 사업을 외면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시는 시행사에 투자한 20%는 성공적인 사업추진과 인·허가 지원을 위해 한시적으로 출자한 것으로, 개발사업비 마련은 운영출자자인 사업시행사 몫임을 강조했다.

경기도는 시행사가 자금조달 능력이 없다고 판단, 2014년 4월 브레인시티 산업단지 지정해제를 고시했다.

시행사 측은 같은해 10월 대법원으로부터 취소처분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내 현재 경기도와 본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 중에 남경필 도지사와 공재광 평택시장이 2014년 6.2 지방선거에서 브레인시티 사업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워 모두 당선되면서 사업이 다시 추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10월 지방자치단체의 민간 사업투자와 대학유치 문제점 등을 이유로 '재검토' 지시를 내렸다.

시가 지시사항을 보완해 재심의를 의뢰하자 지난 14일에는 시행사와 경기도 간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소송결과를 보고 재검토 하겠다는 이유로 '반려' 처분을 내리면서 제동이 걸렸다.

결국 시장과 도지사가 바뀌면서 사업도 덩달아 춤을 춰 주민만 피해보고 있는 꼴이 됐다.

◇ 주민 재산권 행사 못해

2007년 시작한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이 10년이 되도록 보상조차 못받자 토지 소유자 등 1천400여 가구가 심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대출 등을 받아 쓴 일부 토지주들은 토지와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 피해를 봤다.

또 산업단지로 묶여 토지이용을 할 수 없어 농가를 증·개축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A(55)씨는 "보상이 될 것으로 보고 돈을 빌려 썼다가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버렸다"며 "선거공약으로 당선된 경기도지사와 평택시장이 브레인시티 사업과 관련해 해놓은 게 전혀 없다"고 흥분했다.

B(56)씨는 "10년 동안 주민이 겪은 물질적 정신적 피해는 말할 수 없다"며 "이 사업은 시가 독단적으로 추진한 사업인 만큼 주민들이 겪은 피해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해결방법은 없나

평택시는 경기도와 시행사 간 소송에 대한 화해 조정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오는 3월22일 열릴 예정인 소송 4차 변론 이전에 경기도, 도의원, 평택시, 시행사 등이 참여한 간담회 등을 열어 화해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와 시행사 간 토지매입 협약체결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화해조정이 쉽지 않다.

또 화해조정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오는 5월31일 열릴 예정인 행자부의 투자심의를 통과한다는 보장이 없어 사업의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공재광 평택시장은 시의회의 답변자료를 통해 "최선을 다해 사업을 추진해보고 안 될 경우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jongs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1/25 09: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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