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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이민풍토 자성' 헤일리,부통령후보 부상…'공화당의 오바마'

오바마 국정연설후 반박연설…오바마 정책 비판하면서 트럼프도 겨냥"부통령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제안 오면 마주앉아 얘기해 보겠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12일(현지시간) 새해 국정연설 이후 실시된 공화당의 올해 반대 연설은 과거와 달리 당내에 팽배한 반(反)이민 정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통상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 직후 야당에서 당내 '신예'를 내세워 반대 연설을 하는 것은 관례다.

올해 주인공으로는 미국 내 인종차별의 상징인 남부연합기 퇴출을 주도해 이름을 날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州)의 여성 주지사 니키 헤일리(43)가 당첨됐다.

'反이민풍토 자성' 헤일리,부통령후보 부상…'공화당의 오바마' - 2

헤일리 주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회에서 한 반박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나약한 리더십 때문에 미국이 '9·11 테러' 이후 가장 심각한 테러 위협에 놓였다"고 지적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의 '실정'을 지적했다.

하지만, 정작 관심을 끈 것은 헤일리 주지사가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필두로 당내 극우 인사들이 주도하는 반이민 정서의 문제점을 지적한 대목이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헤일리 주지사는 먼저 자신을 "나는 나와 형제·자매에게 우리가 이 나라에 살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지를 매일 말해 준 인도계 이민자 부모 가정의 자랑스러운 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위협의 시대에 살고 있다. 불안한 시대에는 성난 목소리의 경보를 따르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그 유혹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꺼이 열심히 일하고 법을 준수하며 우리 미국의 전통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자신이 이 나라에서 환대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헤일리 주지사는 또 "어떤 사람들은 '다름'을 부각하려면 방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때로는 목소리를 낮추는 것이 최상이다. 주변이 조용하면 다른 누군가가 얘기하는 들을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세상을 다르게 바꾸는 힘"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사실상 멕시코 국경지대에 장벽 건설, 미국 내 무슬림 데이터베이스(DB)화,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 등 반이민, 반무슬림 발언을 쏟아낸 트럼프를 겨냥한 것이다.

실제 헤일리 주지사는 13일 NBC 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부적절한 대화라고 생각하는 데 트럼프도 확실히 영향을 미쳤다"며 자신의 발언이 트럼프도 염두에 뒀음을 시인했다.

헤일리 주지사는 이와 함께 "워싱턴 정가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관련해선 민주당과 더불어 공화당에도 책임이 있다.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무너지고 잠식된 데 대해 공화당도 기여했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성의 목소리가 담긴 헤일리 주지사의 이 같은 반론연설은 이전의 공화당 인사들이 현직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것과는 확연히 대조된다.

당내 다양성을 보여주고자 의도적으로 헤일리 주지사를 선택한 당 지도부는 환영했지만, 일부 강경 성향의 극우 인사들은 "트럼프를 공격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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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를 비롯한 미 주요 언론은 헤일리 주지사가 이민정책에 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동료들과 일치하지 않는 다양한 성장배경을 지난 한 정치인이 언젠가 백악관으로 향할 수도 있는 길을 여는 그런 인상적인 연설을 했다며 헤일리 주지사를 아예 '공화당의 오바마'에 비유했다. 소수·비주류였던 오바마 대통령이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인상적인 연설을 한 뒤 전국적 스타로 부상했고 결국 백악관까지 입성한 경로를 언급한 것이다.

공영방송 NPR은 헤일리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헤일리 주지사 자신도 반박연설 후 가진 NBC 방송 인터뷰에서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제안이 오면 마주앉아 얘기해보겠다며"며 관심을 드러냈다.

헤일리 주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작은 도시인 뱀버그 카운티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인도 펀자브 출신 시크교도로 미국에서 사업으로 성공했다.

그는 5살 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지역 미인대회인 '리틀 미스 뱀버그' 대회에 출전했지만, '블랙 퀸'과 '화이트 퀸'을 뽑는 이 대회에서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며 실격된 경험이 있다. 2004년 주 하원의원에 당선되기 전 선거 운동 과정에서 인종 공격을 받기도 했으며 2009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헤일리 주지사는 지난해 6월 백인 우월주의자 청년의 흑인 교회 난사 사건의 여파로 미국 내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남부연합기 퇴출 움직임이 본격화될 당시 남부연합기를 공공장소에서 금지하는 법안을 주도하고 관철시켜 전국적으로 주목을 끌었다.

sim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1/14 01: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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