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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테이저건 꺼낸 경찰에 "쏴봐!" 항의…法 "무죄"

송고시간2016-01-11 06:55

법원 "현행범 체포 부적절한 상황서 불필요한 위협이 반발 촉발"

테이저건 <<연합뉴스 자료사진>>

테이저건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폭행 혐의로 체포하겠다는 경찰관에게 주먹을 휘둘러 위협했어도 현행범으로 체포할 만큼 급박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공무집행 방해로 처벌할 수 없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대법원은 경찰이 불필요하게 테이저건(전자충격기)을 사용해 오히려 거센 저항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기에 앞서 경찰부터 적법절차를 지키라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경찰의 현행범 체포를 방해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김모(45)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씨는 2014년 2월20일 동거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근무모를 치고 때릴 것처럼 주먹을 여러 차례 휘둘렀다. 경찰이 테이저건을 꺼내자 더욱 흥분해 쏴보라며 욕설을 했다. 경찰관은 결국 테이저건을 발사해 제압한 뒤 지원 나온 동료와 함께 김씨를 체포했다.

경찰 출동 당시 동거녀는 머리가 헝클어졌고 얼굴에 찰과상으로 보이는 흔적도 있었다. 김씨는 거실에 누워 있다가 경찰이 미란다 원칙과 함께 체포를 고지하자 일어나 저항했다.

다짜고짜 테이저건 꺼낸 경찰관에 "쏴봐"…법원 "무죄"

[앵커] 체포하겠다는 경찰관에 맞서 주먹을 휘두른 40대 남성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경찰이 전자충격기인 테이저건을 쏘는 등 과도한 진압을 시도했고, 이로 인해 강한 저항을 불러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정호윤 기자입니다. [기자] 동거녀와 승강이를 벌이던 40대 남성 A씨, 동거녀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경찰관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경찰관은 테이저건을 꺼내 A씨를 겨냥했습니다. 흥분한 A씨가 경찰관에게 "쏴보라"며 욕설을 하자, 경찰관은 테이저건을 발사했고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법원은 경찰의 체포가 적법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위협적이긴 했지만, 흉기도 들고 있지 않았다"면서 "급박하게 제압할 필요가 없었다"고 봤습니다. 사건 경위를 듣고 임의동행을 요구했어야 한다는 것으로 항소심 재판부 역시 "경찰의 대응이 과했다"며 같은 판단을 했습니다. 대법원까지 넘어와서도 판결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범인이 명백하더라도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상태에선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없다"는 게 대법원 판례로, 대법원은 A씨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단골소재로 등장해 온 테이저건. 경찰의 테이저건 사용은 2012년 한해 199회에 그쳤지만, 지난해엔 상반기에만 2백회를 넘어서는 등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yjebo@yna.co.kr

법원은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직접 신체접촉도 없었던 점을 들어 체포가 적법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범죄를 저지르는 중이거나 범행 직후이고 범인이 명백하더라도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상태에서는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없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1심은 "김씨가 어린 딸과 누워 있어서 도주하거나 증거를 없앨 상황이 아니었고 위협적인 행동을 하기는 했지만 흉기를 들지도 않았다"며 "현행범으로 체포하거나 급박하게 제압할 필요는 없었다"고 했다.

1심은 사건 경위를 듣고 먼저 임의동행을 요구하는 게 적절했다면서 "현행범 체포 고지와 테이저건 사용 경고가 거친 항의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항소심도 '위해성 장비는 최소한도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규정을 들며 테이저건 남용을 지적했다.

항소심은 "흉기도 없고 자녀와 함께 있는 피고인에게 테이저건을 사용한 것은 체포 수단의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행범 체포가 적법하지 않았으므로 공무집행방해는 무죄"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 판결을 확정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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