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영국 업체 "한국 GDP 통계 신뢰도 154개국 중 31위"

송고시간2016-01-10 09:00

154개국 GDP 통계 품질 지수화해 순위 매겨 "통계엔 늘 결함…정부 통계라고 맹신 안돼"

<그래픽> 세계 GDP 통계품질신뢰지수(DQI) 순위
<그래픽> 세계 GDP 통계품질신뢰지수(DQI) 순위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통계 신뢰도가 세계 31위라는 평가가 나왔다.

영국의 경제 정보 및 컨설팅 업체 '월드이코노믹스'(WE)는 최근 세계 154개국 GDP 통계의 품질을 평가, 이를 지수화해 순위를 매겼다.

WE는 한국의 GDP 관련 '데이터 품질 지수'(DQI)를 100점 만점에 75점으로 평가, 31위로 자리를 매겼다.

이는 이탈리아보다 한 단계 높고 슬로베니아(30위)보다 한 단계 낮은 것이다.

1위는 97.2점을 받은 스위스였으며 다음으로 미국(94.8점), 노르웨이(93.2), 덴마크와 룩셈부르크(92.4), 스웨덴(91.4) 순이었다.

홍콩(90.9)과 싱가포르(90.8)가 7위와 9위를 하며 아시아 국가 중에 10위권에 들었다. 일본(79.2)은 22위에 머물렀다.

10~20위권 내에는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과 캐나다, 호주 등이 올랐다.

중국(63위)과 인도(53위)는 경제 규모에 비해 그리 믿지 못할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DQI 점수는 대체로 1인당 GDP와 상관관계가 높았지만 부패수준을 비롯한 다른 요인들도 큰 영향을 줬다.

◇ 정부 통계라고 맹신해선 안돼 = GDP 통계는 해당국의 정책 수립뿐만 아니라 국제비교에도 사용되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대출심사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통계, 특히 경제 관련 통계들에는 원천적으로 오류나 결함이 있을 수 있지만 근래 들어 주요국 통계들이 '용인할 만한 수준'을 크게 넘어 믿지 못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WE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전문가와 경제관료들조차도 '정부 발표 통계이므로' 이 수치들을 의문의 여지 없는 정확한 것으로 여기고 활용하고 있으나 "정확하고 믿을만한 데이터가 없으면 형편없는 결정을 내리게 되고 그 결과는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각 국 GDP 통계 방식과 정확도가 제각각이며, 통계 수치가 얼마나 불확실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품질을 높이게 하려고 지수를 개발했다고 WE는 밝혔다.

영국 업체 "한국 GDP 통계 신뢰도 154개국 중 31위" - 2

◇ GDP 신뢰도 어떻게 평가했나 = WE는 GDP 관련 '데이터 품질 지수'(DQI) 측정에 5가지 항목을 사용했다.

첫째는 기준연도다. 세월 변화에 따른 물가 차이 등을 반영하고 실질성장률을 측정하기 위한 기준연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하룻밤 사이에 성장률이 60%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 WE의 설명이다.

WE에 따르면, 2010년 가나 통계청은 GDP가 60%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새 기준연도를 2006년으로 잡아 일어난 착시였다.

나이지리아도 2014년 기준연도를 갱신해 2013년 성장률이 89%나 되는 것으로 집계했다.

자주, 그리고 최신으로 기준연도를 갱신하는 것이 좋은데 이에 관한 국제기준을 지켰는지를 봤다.

두 번째 요인은 국민계정, 즉 GDP 계산 방식이다.

비공식(지하)경제 규모, 부패수준(국제투명성기구 자료 기준)도 각각 측정 항목에 포함시켰다.

1인당 GDP와 경제활동 (통계)자료 수집과 측정에 투입한 자원의 규모도 측정에 사용했다.

이 5개 항목별로 20점씩 총 100점 만점으로 채점했다.

WE는 지난해 12월 31일 DQI 보고서와 국가별 순위를 발표했다.

올해부터는 정부(재정) 규모와 금융분야 규모 등 2개 항목을 측정 기준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 업체 "한국 GDP 통계 신뢰도 154개국 중 31위" - 3

◇ 중국 인도 '통계조작 의혹'·미국 통계도 의문 = 중국의 국가통계에 대해선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불신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1분기 각 성(省)별 GDP 총합은 전국 총량보다 1조4천억위안(252조원) 많았고, 상반기에는 2조7천억위안, 3개 분기 동안 총액은 1조9천억위안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게 발표되자 국제적으로 통계조작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당시 실물 경제학자들은 경제 각 부문과 항목 간 수치에 모순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면서 실제 성장률은 발표보다 1∼2%포인트 낮을 것으로 추산한다고 외신들이 전한 바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주요 개혁과제의 하나로 GDP 통계의 거품제거를 제시했다고 지난 6일 중국신문망은 보도했다.

7%대 성장률로 중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의 새 엔진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인도 경제와 관련해서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출범 후 GDP 통계 방식 개편 이후 통계수치에 거품과 왜곡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지난해 10월 "인도 정부의 GDP 자료는 해마다 국민 소득이 엄청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실제 가계지출과 소비를 표본조사한 자료는 매우 다르다"면서 성장률이 최소 1~2% 이상 과장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문제는 개도국이나 후진국만의 일이 아니다. WE의 평가에서 신뢰도 2위를 한 미국의 통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도 적지 않다.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0월 '웃기는 숫자들(funny numbers)' 제하의 기사에서 미국의 GDP 잠정통계치와 확정치 간 격차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높은 경향이 있고 최근 들어 정확성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GDP 잠정치, 수정치, 확정치 평균 격차는 1993~2013년엔 0.6% 포인트였으나 2014년 이후 1.3%포인트로 크게 늘었다면서 "그만큼 오류가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업체 "한국 GDP 통계 신뢰도 154개국 중 31위" - 4

choibg@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