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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문제·육상계 합의'…에루페 귀화에 필요한 조건

송고시간2016-01-07 16:36

경기인들 "황영조·이봉주 영광은 한국선수가 이어가야"

'한국인이 되고 싶어요'
'한국인이 되고 싶어요'

(서울=연합뉴스) 귀화를 추진하는 케냐 출신 마라톤 선수 에루페가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법제상벌위원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 귀화를 추진하는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가 '도핑 문제 해명'을 숙제로 남겼다.

대한체육회는 7일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에서 제21차 법제상벌위원회를 열고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요청한 에루페의 특별 귀화 신청안을 심의했으나 결정을 보류했다.

'약물 문제'가 귀화의 장애물로 꼽힌다.

에루페는 2012년 말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을 보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로부터 자격 정지 2년을 처분받아 2015년 1월에 복귀했다.

에루페는 "금지약물 복용은 실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에루페 대리인 오창석 백석대 교수는 "케냐 이동식 버스에서 말라리아 예방 주사를 맞았는데 그때 문제가 생겼다"며 "정말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면 2년 만에 돌아와 이런 기록을 세우지 못했을 것이다. 약물 문제는 정말 깨끗하다. 케냐 의사들로부터 소견서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법제상벌위원회에서도 도핑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에루페에게서 검출된 금지 약물은 말라리아 예방 주사에 들어 있는 성분이다. 케냐 주요 부족이 아닌 에루페가 케냐 육상연맹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에루페로서는 이를 증명할 증거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육상계가 에루페의 귀화를 놓고 찬반 의견이 나뉘는 것도 에루페 귀화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요인이 됐다.

대한육상연맹은 "에루페가 한국에서 뛰면 마라톤 강국 케냐의 선진 기술을 배울 수 있고, 국내 선수의 발전에도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라며 특별 귀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을 설득하지는 못했다.

상당수 경기인들은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만든 기록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황영조, 이봉주의 영광은 한국 선수로 이어가는 게 맞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에루페의 국가대표 선발을 찬성하는 쪽은 "황영조, 이봉주로 꽃피운 한국 마라톤은 2011년 정진혁(2시간9분28초) 이후 2시간 10분 내로 진입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침체한 상황"이라며 "사실 우리 마라톤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고여 있긴 했다. 에루페가 한국 마라톤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연맹에서는 에루페의 귀화를 추진하고, 경기인들은 반대하는 모양새다.

오창석 교수는 "나와 에루페는 특별 귀화가 무산되는 최악의 상황도 가정해야 하지만, 지금은 희망을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에루페는 지난해 6월 국내 팀 청양군청에 입단했다.

IAAF는 에루페의 귀화와 국제 대회 출전 여부 문의에 "한국에서 취업해 급여를 받은 기록이 있고, 해당 국제대회 대표 선발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국적을 얻으면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에루페는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뜻의 오주한이란 한국 이름을 짓고, 한국 팀에 입단하며 귀화를 준비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의 도움을 받아 추진한 특별 귀화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려면 특별 귀화로 한국 국적을 얻어야 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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