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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 '상습체벌' 교사들 이례적 고발 초강수

송고시간2016-01-07 15:01

"학교 현장 만연한 인권 침해에 경종"

전북도교육청 청사 전경
전북도교육청 청사 전경

<<전북도교육청 제공>>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전북교육청이 체벌을 허용하는 학칙을 만들어놓고 상습적으로 학생들을 때린 교사들을 경찰에 고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학생 체벌을 이유로 교사를 고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학교 현장에 여전히 만연한 인권 침해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7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수시로 폭력을 휘두르고 상처를 입힌 혐의로 도내 한 사립고 교사 2명을 작년 9월 전북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조사 결과 이들 교사는 성적이 떨어졌거나 등교가 늦었다는 등 각종 이유를 들어 상습적으로 학생들의 허벅지와 종아리 등을 때렸다.

'사랑의 매'란 이름으로 나무주걱이나 회초리 등 각종 도구를 이용했고 뺨을 때리거나 욕설을 하는 일도 흔했다.

잦은 체벌에 한 학생이 우울증에 걸려 자퇴를 요구하다 전학을 가는 일도 있었지만 체벌과 욕설은 멈추지 않았다.

학부모의 항의도 간단히 무시했다.

이들 교사의 상습적인 체벌과 욕설은 학칙으로 체벌을 허용한 이 학교의 폭력적 문화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전북교육청은 보고 있다.

이 학교는 학교생활인권규정에 생활지도의 하나로 체벌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기준과 대상까지 정해놓았다.

이 때문에 고발된 교사뿐만 아니라 다른 교사들의 '매질'도 흔하게 벌어졌다.

전북교육청 학생인권심의위원회는 조사 보고서에서 "체벌이 특정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일어난 것이 특징이다. 언제, 누구를, 얼마나 때렸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일상적이었다"고 적었다.

전북교육청이 교사 고발이라는 강수를 둔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교육적 수단으로도 더는 용인되지 않는 체벌이 이 학교에서는 만연해있는 데다 폭력에 버금갈 정도로 지나치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북교육청이 공금 횡령 등이 아닌 학생 체벌을 사유로 교사를 고발한 것은 근래 없었던 일이다.

전북교육청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학교 측에 교장과 교감, 해당 교사들에 대한 징계도 별도로 요청했다.

체벌을 허용한 학칙의 개정도 함께 요구했다.

그러나 이 학교는 재단 이사회가 징계권을 가진 사립학교라는 점을 악용해 징계 수위를 대폭 낮추고 학칙 개정만 수용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이 우울증에 걸릴 정도로 체벌이 만연해있다는 점에서 징계로만 끝낼 일이 아니라고 판단해 고발 조치했다"며 "학생인권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학교 측이 교장과 교사들에 대한 교육청의 징계 요구를 무시한 것은 아직도 잘못을 모르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학생인권이 자리 잡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고 말했다.

doin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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