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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떠난 서울시향 핵심 단원 이탈 현실화하나?

송고시간2016-01-07 13:52

악장 스베틀린 루세브·공연기획자문역 마이클 파인 사의 표명

영상 기사 현실로 다가온 '정명훈 없는' 서울시향
현실로 다가온 '정명훈 없는' 서울시향

[앵커] 정명훈 예술감독이 전격적으로 서울시향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서울시향의 앞날에 음악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당장 다음 달 공연의 후임자를 구하는 것부터 만만찮아 보입니다. 배삼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0년 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온 서울시향. 그 중심에는 누가 뭐래도 정명훈 예술감독의 역할이 지대했습니다. 2005년 1월 재단법인 출범과 함께 예술고문으로 영입된 정 감독은 2006년 1월 예술감독 겸 상임 지휘자로 취임했습니다. 이후 아시아 변방의 지방 오케스트라에 불과했던 서울시향은 아시아 정상급 교향악단으로 거듭났습니다. 음악팬들의 호응도 커져 공연 횟수는 두 배 이상 늘었고 총관람객 수는 5배 이상 증가했으며 정기 공연 유료 관람객 비율 역시 40%도 못미치던 데서 지난해에는 93%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국제적 위상도 높아져 BBC프롬스 등 세계적 클래식 음악축제에 초청받았고 각종 상을 받아왔습니다. 팀워크가 중요한 오케스트라에서 구심점이 사라진다면 연주력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한 일. 더욱이 현재 서울시향의 외국인 연주자들은 정 감독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왔습니다. 정 감독이 고국에 대한 봉사라는 뜻을 담아 서울시향에 합류했던 만큼 현재 수준과 비슷한 계약 조건에 세계 정상급 지휘자를 영입하기는 쉽지 않은 일. 당장 동요하는 단원들을 안정시켜야 하고 다음 달부터 대체 지휘자를 찾는 한편 후임자를 물색하는 작업은 발등의 불로 다가왔습니다.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yjeb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지휘자 정명훈이 예술감독을 사임하면서 우려됐던 서울시립교향악단 핵심 연주자와 스태프의 이탈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 전 예술감독이 취임한 2006년 서울시향에 합류한 악장 스베틀린 루세브와 공연기획 자문역 마이클 파인은 최근 서울시향에 사의를 밝혔다.

루세브는 3년 단위로 체결되는 기존 계약기간이 지난달 말을 끝으로 종료되자 이제 서울시향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이클 파인은 계약기간을 1년 앞두고 중도에 사의를 표했다.

정명훈 떠난 서울시향 핵심 단원 이탈 현실화하나? - 2

서울시향 관계자는 "공연기획 자문역과 악장의 사의는 정 전 예술감독의 사임과 별개로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개인의 결정"이라며 "시향에서 시간을 갖고 설득할 예정으로, 사임이 확정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클래식계에서는 정 전 예술감독의 사임과 함께 예상됐던 핵심 연주자들의 이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두 사람은 물론 서울시향의 핵심 연주자들 가운데서는 정 전 예술감독의 음악성과 명성, 네트워크 등의 영향으로 서울시향에 합류한 이들이 여럿이기 때문이다.

세계 정상급 악장으로 꼽히는 스베틀린 루세브만해도 정 전 예술감독이 2000년부터 15년간 예술감독으로 몸담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과 서울시향 수석을 겸하고 있는 연주자로, 정 전 예술감독과의 인연을 고리로 서울시향에서 연주했다.

오케스트라의 악장은 평소 악단 관리, 실력 유지, 공연 준비 등을 총괄하며 공연의 수준을 책임지는 단원들의 리더로, 지휘자만큼이나 중요한 직책이다. 스베틀린 루세브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단원들의 집중도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올만큼 실력있는 악장으로 평가받았다.

음반 프로듀서 출신인 마이클 파인 역시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인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정 전 예술감독과 오랫동안 작업해온 인사로, 정 전 예술감독이 서울시향으로 오면서 도움을 요청해 영입했다.

DG 부사장과 예술감독을 지낸 그는 2006년부터 서울시향의 공연 기획, 객원 지휘자와 해외 협연자 섭외, DG 앨범 제작 총괄 등을 지원했다. 그는 경험이 많은 객원 지휘자를 잇달아 서울시향 지휘대에 세우며 오케스트라의 성장을 도왔다.

단원 가운데서는 루세브 외에 3명이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수석을 겸하고 있어 향후 추가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7년 들어온 수석 팀파니스트 아드리앙 페뤼송, 2010년 합류한 트럼펫 수석 알렉상드르 바티, 2011년 입사한 트롬본 수석 앙투안 가네가 그들이다.

이들은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있지만, 올 상반기에서 내년이면 모두 계약이 끝난다.

음악 칼럼니스트 황장원 씨는 "두 사람에게는 정 전 예술감독이 없는 서울시향에 남아있을 이유나 의미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정 전 예술감독과 루세브를 대신할 상임지휘자와 악장을 신속하게 섭외해 단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루세브가 빠진다 해도 수준은 달라지겠지만, 서울시향이 국내 최고인 것은 변함이 없다"며 "남아있는 사람들도 정 전 예술감독이 지난 10년간 쌓은 예술적 업적이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 테니 잘 단합해서 실력을 유지하면서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전 예술감독을 대신해 거장 크리스토프 에셴바흐가 지휘봉을 잡는 오는 9일 서울시향의 첫 정기공연은 현재 티켓이 2천석이 넘게 판매된 상황이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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