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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당퐁당러브' 김지현 PD "쓸모없음에 너무 얽매이지 말았으면"

"'수포자' 여고생 만난 뒤 구상…요즘 이야기라 통한 듯"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MBC 드라마국 김지현 PD는 2014년 말 모교에 강연을 갔다가 자신을 '수포자'(수학포기자)라고 소개한 학생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수포자라서 좋은 대학을 못 가는데도 PD가 될 수 있겠느냐"는 물음이었다.

아이들은 수학을 포기하면 인생을 포기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김 PD는 쓸모없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힘을 북돋아줄 드라마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수포자'라도 지금만큼 지식이 발달하지 못한 과거로 가서 그 지식을 보여준다면 대단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미스터리한 인물인 장영실을 떠올렸죠. 현대인의 고민을 사극으로 다루면 좀 더 멋스러운 은유가 되는 점도 고려했고요."

예고편 공개 한 달 만에 조회수 600만을 돌파한 화제의 웹드라마 '퐁당퐁당 러브'는 그렇게 탄생했다.

참고서 '수학의 정석' 한 권을 달랑 안고서 700년 전 조선에 떨어진 '수포자' 여고생 단비가 임금 이도를 도와 산학과 과학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이야기다.

'퐁당퐁당러브' 김지현 PD "쓸모없음에 너무 얽매이지 말았으면"1

MBC 첫 웹드라마인 '퐁당퐁당 러브' 연출자 김지현 PD를 3일 전화로 만났다. 김 PD는 드라마 대본도 직접 썼다.

김 PD는 "조회수만으로 드라마를 평가할 수 없다"면서도 "모바일과 인터넷 플랫폼에 강한 '1519세대'(15~19살)가 공감할 수 있는 요즘 이야기를 한 것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냥 단비와 이도의 로맨스였다면 이 정도로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나 싶어요. 요즘 친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되, 너무 무겁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코미디적인 요소도 그렇고요."

김 PD 설명처럼 드라마를 보다 보면 곳곳에서 웃음이 터진다.

그 백미는 4회에서 단비가 조선에서 자객들을 피해 말에 엉겁결에 올라탄 부분이다. 말을 몰 줄 모르는 단비는 노래방에서 크라잉넛 '말 달리자'와 '강남스타일'을 불렀던 기억을 불현듯 떠올리면서 말을 신나게 몰게 된다.

"원래 작정하고 웃기려고 넣은 장면은 아니었어요. 드라마를 잘 보면 도입부 7분간 등장한 현대 부분에서 단비가 사소하게 했던 행동들이 조선에서 잘 쓰여요. 그 극단이 '말 달리자'와 '강남스타일' 장면이죠. 우리가 쓸모없이 보냈다고 생각한 시간이 꼭 의미없는 건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어요."

드라마는 우리에게 "쓸모없음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고 넌지시 알려준다. '수포자' 굴레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고단한 일상을 보내는 20,30대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도 그 덕분이다.

"사람이 쓸모가 없으면 좀 어때, 사람인데", "아직 오지 않은 날들 때문에 오늘을 버리고 도망하지 마라"는 이도의 말에 울컥했다는 누리꾼들이 적지 않다.

'퐁당퐁당러브' 김지현 PD "쓸모없음에 너무 얽매이지 말았으면"2

김 PD는 '퐁당퐁당 러브' 대본을 쓸 때부터 김슬기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했다. '원녀일기'에 이어 두번째로 김 PD와 호흡을 맞춘 김슬기는 사랑스러우면서도 능청스러운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냈다.

이도 역의 비스트 윤두준은 이번 드라마로 재발견됐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김 PD는 "둘 다 연기를 잘하지만, 함께 있는 장면에서는 더 잘했다"면서 "특히 세련된 아이돌인 윤두준이 왕을 어떻게 소화할지 저도 궁금했는데, 자신이 느낀 것을 영리하게 표현할 줄 아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air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4/21 15:1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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