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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이색사업> 인천, 47년 사용한 구(區) 이름 바꾼다

송고시간2016-01-02 10:00

동구·남구 지역 정체성 담은 이름으로 연내 교체 추진

<2016 이색사업> 인천, 47년 사용한 구(區) 이름 바꾼다 - 2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철수와 영희'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문교부가 발행한 최초의 국어교과서 첫 단원에서 바둑이와 함께 등장하는 철수와 영희는 친숙하면서도 흔한 이름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다.

행정구역 이름에도 '철수와 영희' 같은 이름이 있다.

서울시와 6대 광역시의 자치구 이름을 보면 동서남북 방위 개념에서 따온 이름들이 수두룩하다.

중구와 동구가 6곳, 서구와 남구가 5곳, 북구가 4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를테면 동구라는 이름의 행정구역은 부산에도, 인천에도, 대구에도, 광주에도, 대전에도, 울산에도 있다.

1968년 구(區) 제도 실시 당시 행정편의에 따라 동서남북 방위를 중심으로 이름을 짓다보니 이렇게 같은 이름이 남발됐다.

동서남북 방위라도 맞으면 좋을텐데, 도시 확장으로 인해 이제는 인천 동구가 동쪽이 아닌 서쪽에 있고 남구는 남쪽이 아닌 도시 가운데에 있다.

인천시는 이런 모순을 바로잡고 지역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구(區) 이름 교체를 시도한다.

인천시 동구와 남구는 연내에 지역 고유의 특성을 담은 새 이름으로 구(區) 이름을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행정자치구역 통폐합이나 분구로 인해 행정구역 명칭이 바뀐 적은 있어도 기초자치단체가 스스로 이름을 바꾸는 사례는 전례가 없어 성사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동구와 남구는 이달 중 사업 추진 전담팀을 구성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7월 말 행정자치부에 자치구 명칭 변경을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이후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와 국회 심의 절차를 거쳐 12월까지 행정구역 명칭 변경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동구의 새 이름으로는 화도구·송현구·송림구가, 남구는 문학구·미추홀구가 거론된다.

구 명칭이 실제로 바뀔지는 대다수 주민의 동의 여부에 달려 있다.

행자부 행정구역 실무편람은 명칭 변경 조건으로 '주민 상당수가 행정구역 명칭 개정에 찬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주민 상당수'가 전체 주민 중 어느 정도의 비율을 뜻하는 것인지는 적시되지 않았지만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면 사업 추진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구 이름이 바뀌면 관내 기업체나 개인사업자는 명함·간판 등을 바꿔야 한다.

남구의 경우 구 명칭 변경을 위한 행정 예산은 25억원, 명칭 변경에 따른 '개인 메뉴 비용'은 40억원으로 추정됐다.

시는 구 명칭 변경에 어느 정도 비용이 필요하지만 브랜드가치 상승으로 투입 비용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초지자체는 아니지만 면 이름을 바꿔 이득을 본 곳은 여럿 있다.

강원 영월군 김삿갓면과 한반도면은 이름 교체로 대박을 터뜨린 대표 사례로 꼽힌다. 각각 풍류시인 김삿갓의 묘역과 한반도 모양의 지형을 보유한 점에 착안해 2009년 하동면, 서면에서 이름을 바꾸자 관광객이 밀려들었다.

인천시는 이번 사업이 서울시와 전국 광역시에 행정구역 명칭 변경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정부에 국비 보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시는 자치구 명칭 변경으로 지역의 역사·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지명의 고유 기능을 회복하고 주민의 자긍심과 통합의식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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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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