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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따오기 복원 100마리 눈앞..."훨훨 날고 싶어요"

2008년 중국서 한 쌍 들여와 창녕 우포서 번식 계속…7년여만에 방사 앞둬자식 돌보듯 지극정성 결실…'AI 우려' 벗어나면 일반에 공개

(창녕=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따옥따옥"

경남 창녕군 유어면 세진마을 주민들은 요즘 어릴 적 듣던 친숙한 따오기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어 신기하기만 하다.

산란기에 접어들면 이 마을 인근 산기슭에 자리 잡은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들려오는 따오기 소리는 더 잦아진다.

이곳은 세계적인 자연습지 우포늪이 코앞에 있어 따오기가 벌써 야생에서 자라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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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는 족히 될 길고 아래로 굽어진 검은색 부리, 따오기 부리 앞 끝은 앙증스럽게도 빨간색이다.

몸은 흰색, 등 쪽은 독특한 엷은 붉은색, 뒷머리에는 긴 관우(冠羽)가 있어 기품이 느껴진다.

다 자란 녀석은 몸길이 75㎝, 날개길이 40㎝, 날개를 폈을 때 길이는 약 140㎝, 몸무게는 1.6~2㎏이다.

황새보다는 몸집이 작아 곁에서 보면 귀여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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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이후 국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던 국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지정된 따오기가 우리 땅에서 힘차게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했다.

◇7년 만에 94마리로 불어나…지극정성으로 키워

30여 년 전 국내에서 멸종된 따오기가 다시 우리 땅을 밟은 것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5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 방문 때 후진타오 중국 주석으로부터 따오기 기증을 이끌어 냈다. 그해 10월 양저우(수컷)·룽팅(암컷) 따오기 한 쌍이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 둥지를 틀었다.

경남도와 창녕군이 복원사업 책임을 맡았고 환경부는 국비 보조 역할을 맡았다.

따오기 도입 이후 국내 일부 조류학자와 전문가 등은 복원사업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하거나 반신반의했다.

따오기 부부는 2009년 신방을 차려 2마리를 번식한 것을 시작으로 2010년 2마리, 2011년 7마리, 2012년 4마리, 2013년에는 8마리, 지난해에는 29마리, 올해는 무려 38마리 등 모두 94마리로 식구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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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올해 따오기 식구가 눈에 띄게 늘어난 데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몫을 했다.

2013년 따오기 성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려고 박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을 만나 '따오기 보호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진수이, 바이스 수컷 2마리를 추가로 들여와 증식에 탄력이 붙은 것이다.

따오기는 새해에 드디어 100마리를 돌파하는 등 150마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오기 복원을 위해 인공증식 프로그램을 먼저 시작한 일본보다 훨씬 더 빨리 기술적인 안정화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오기 식구들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따오기복원센터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번식기인 2~6월에는 직원들이 밤샘을 하기 일쑤였다.

어미 따오기가 낳은 알을 직접 품는 포란(抱卵)보다 번식 성공률을 높이려고 센터 측은 인공부화에 들어가고 부화한 새끼 따오기는 일정기간 육추동에서 키워야 한다.

따오기 새끼가 성체가 될 때까지 센터 직원들은 작은 스포이트로 새끼에게 한 방울씩 먹이를 공급하고 조금씩 자라면 성장에 필요한 이유식을 챙겨야 한다.

이성봉 창녕군 따오기담당계장은 "솔직히 내 아기보다 더 애지중지 늘 곁에서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챙기는 헌신적인 엄마, 아빠 노릇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센터 직원들은 주말도 없이 따오기를 돌봐야 하는 날이 많다.

노심초사,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엄청난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린다. 직원들은 2년 연속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을 막으려고 설 연휴를 반납했다.

AI에 따른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센터와 떨어진 케이지에 따오기 2쌍을 분산 사육하고 있다.

◇ 새해 일반에 부분 공개…2017년 야생 방사

창녕군은 안정적인 따오기 인공 증식 단계를 거쳐 이제 야생적응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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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는 이달 초 3천70㎡ 야생적응방사장(최대 높이 20m)을 만들었다.

자연상태에서 먹이를 잡고, 집단적인 생활을 하면서 날아다니는 능력을 스스로 익히는 공간이다.

따오기들은 이곳에서 비행훈련, 사회성 훈련, 야외상태 먹이 포획 훈련, 대인적응 등 필요한 야생 적응훈련을 거쳐 우포늪으로 날아가게 된다.

군은 따오기 야생 방사에 대비한 먹이자원을 확보하려고 우포늪 인근 국유지를 논 습지로 조성하는 사업을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함께 벌이고 있다.

특히 센터 측은 따오기 야생 방사에 대비한 다양한 울음소리 분석 연구도 벌이고 있다.

따오기 소리를 정확히 분석해 교감할 수 있는 단계까지 접근하겠다는 세심한 계획이다.

김성진 복원센터 박사는 "따오기 소리는 거의 같아 보이지만 음높이와 길이 등이 서로 달라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며 "소리에 따른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면 야생에서도 안정된 적응을 유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창녕군은 따오기 복원 7주년을 맞은 지난해 10월 사육하는 따오기와 함께 센터 시설 일부를 일반에 개방하려다 전남지방에서 AI가 발생하자 따오기 안전을 위해 연기했다.

군은 국내 AI 발생 위험성과 확산 가능성이 없다면 될 수 있는 대로 예민한 번식기를 피해 새해 적당한 시기에 공개할 계획이다.

김충식 창녕군수는 "우포늪 인근에 따오기가 살아갈 수 있는 안정된 서식지 조성이 완료되는 2017년께 정부와 협의해 우포늪에 따오기를 방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야생 방사 대비 친환경 서식지 확보…전문인력, 예산 지원 필요

군은 천신만고 끝에 따오기 증식과 야생 방사를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지만, 걱정도 많다.

우포늪은 따오기 야생복귀를 위한 최적의 서식지지만 이곳을 벗어나면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창녕지역 주요 작물인 마늘, 양파는 특성상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당장 모든 작목을 친환경 농산물로 전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12월15일 우포늪과 따오기복원센터를 찾은 국제두루미재단 공동창립자 조지 아치볼드 박사는 앞으로 따오기 야생 방사에 대비한 친환경적인 서식지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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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6월 경남도 람사르환경재단 주최로 열린 '습지 생태계 생물 댜양성 증진 및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한 서식처 관리 전략 수립 전문가 회의'에서는 따오기를 야생 복원한 일본 사도시가 낸 부교재가 눈길을 끌었다.

이 책에서는 '따오기 야생복귀엔 들과 산이 만나는 지대 생물 다양성 보호와 농림업의 지속적인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서식지 마련과 함께 주민들의 호응과 참여, 경제시스템을 종합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야생복귀다.'라고 밝혔다. 창녕군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당장 따오기 증식에 따라 식구가 늘어나면 그만큼 돌봐야 할 일손도 부족하다.

현재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일하는 직원은 9명뿐이다. 연구, 사육, 관리, 서식지 조성 등을 위한 전문 인력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따오기 복원 사업을 위해 국비로 지원하는 운영비도 현재 연간 1억2천만원이 고작이다.

김 군수는 "따오기 개체 수 증가와 우포늪 일원 야생 방사에 필요한 서식지 조성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과 예산 확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동요로 불릴 만큼 우리 민족에게 친숙했던 따오기가 건강하게 우리 하늘을 훨훨 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무엇보다 정부와 국민의 성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choi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1/03 07:0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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