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맹 "담뱃값 인상, 저소득층 조세 부담 더 키웠다"
송고시간2015-12-28 14:13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흡연자의 월 소득이 10배 늘어날 때 소득에서 담뱃세가 차지하는 비율(담뱃세 실효세율)이 10분의 1수준으로 감소, 저소득자일수록 담뱃세의 부담이 커지는 '역진성'이 생긴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납세자연맹은 23일 담뱃세와 근로소득세의 소득 수준별 실효세율을 계산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납세자연맹 분석에 따르면 월 소득 100만원인 흡연자가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워 납부하는 담뱃세는 매달 10만923원(연 121만원)으로, 담뱃세 실효세율은 10.09%였다.
그러나 같은 흡연량을 기준으로 월 소득이 1천만원으로 올라가면 담뱃세 실효세율은 1.01%, 1억원이면 0.1%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납세자연맹은 2014년 귀속 연말정산 검증 데이터를 토대로 납세자가 연봉에서 각종 공제나 조세감면 등을 제외하고 실제로 부담한 세액인 결정세액의 비율인 '근로소득세 실효세율'을 산출해 담뱃세 결정세율과 비교했다.
그 결과 월 소득 400만원인 흡연 직장인의 담뱃세 실효세율(2.52%)이 근로소득세 실효세율(2.68%)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보다 소득이 오를수록 담뱃세의 실효세율은 낮아지고, 소득이 줄수록 담뱃세 실효세율과 낮아져 반대 추세를 보인 근로소득세 실효세율과 격차가 벌어졌다.
예를 들어 월급 1천만원인 흡연 직장인의 경우 근로소득세 실효세율(11.24%)이 담뱃세 실효세율(1.01%)보다 11배 높았고, 1억원이면 근로소득세 실효세율(34.33%)이 담뱃세 실효세율(0.1%)보다 340배 높았다.
반면 월 소득이 200만원인 흡연 직장인은 근로소득세 실효세율(0.42%)보다 담뱃세 실효세율(5.05%)이 12배 높았다.
납세자연맹은 이런 분석을 통해 담뱃세가 역진적인 조세라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담뱃세 인상은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켜 사회적 약자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극약처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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