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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당진 송전시설 추가건설 두고 갈등 증폭…소송전 비화

송고시간2015-12-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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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건강 우선, 더는 안 돼" vs 한전 "전력공급 위해 불가피"

당진지역 곳곳에 자리한 송전탑
당진지역 곳곳에 자리한 송전탑

(당진=연합뉴스) 충남 당진시와 한전이 송전시설 건축허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당진지역의 송전탑. <<당진시 제공>>

(당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기존 송전탑과 송전선로로 주민건강이 악화하고 지역발전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저해되는 지경입니다."

"변환소 건설이 예정대로 이뤄져야 산업시설과 각 가정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됩니다."

한국전력과 충남 당진시 사이에 북당진변환소 건설을 두고 빚어진 갈등이 결국 법정공방으로 비화했다.

당진시와 지역 환경·시민단체들은 지역 내에 송전선로와 송전탑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점을 강조하며 추가 건설 불가를 외치고 있는 반면, 한전은 전력 공급계통 확충 필요성을 거듭 제기하며 주민의견을 반영해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 갈등 법정으로

한전은 2018년 6월까지 당진시 송악읍 부곡리 일대에 북당진변환소를 짓기로 하고 지난해 11월 당진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변환소란 발전소에서 생산한 교류 전기를 해저 케이블로 송전하기 위해 직류 전기로 바꾸는 시설로, 북당진변환소는 당진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충남 북부와 평택을 포함한 경기 남부로 보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평택에는 삼성전자가 15조6천억원을 들여 2017년까지 반도체공장을 짓는다.

북당진변환소 가동이 늦어지면 이 공장 가동에 차질이 불가피해 경기 남부권 전력공급체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한전의 입장이다.

송전탑 건설 반대하는 당진시민들
송전탑 건설 반대하는 당진시민들

(당진=연합뉴스) 충남 당진시와 한전이 송전시설 건축허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당진지역 주민들이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시위를 하는 모습. <<당진시 제공>>

하지만, 당진시는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 변환소 주변마을 주민의 반대 민원을 먼저 해결하라며 건축허가 신청을 반려했다.

한전은 주민들과 보상협의를 마치는 등 민원을 해결한 뒤 다시 건축허가를 신청했지만, 당진시는 지난 8월 송전선로 추가 건설에 대한 주민들의 부정적 여론과 송전선로가 지중화된 평택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며 다시 반려했다.

이후 충남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한 한전은 행정심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최근 대전지방법원과 광주지방법원에 행정소송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각각 제기했다.

◇ "주민건강이냐 안정적 전력공급이냐"

김홍장 당진시장은 지난 10월 19일 기자회견에서 한전과 정부의 송전선로 추가 건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김 시장은 "당진에는 이미 526개의 송전탑과 189㎞에 달하는 송전선로가 건설되면서, 주민건강과 지역발전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저해받고 있는 지경"이라며 "한전과 정부는 계획된 송전선로 전 구간과 이미 설치된 송전탑과 송전선로를 통합해 지중화하고, 변환소와 변전소 건설 전면 금지와 발전소 추가건설 계획 백지화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당진시 송전선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송·변전시설 등 관련법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마련을 위한 국회토론회'에도 이 같은 입장이 잘 드러났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정관현 변호사는 "1999∼2003년 사이 154kv, 345kv 송전선로 200m 이내 지역 암환자 역학조사를 한 결과, 송전선로 주변지역이 그 외 지역에 비해 위암 발병률은 1.2∼1.3배, 간암은 1.3∼1.6배 높게 나타났다"며 송전시설 반대논리에 힘을 실었다.

당진에는 당진화력발전소와 GS EPS 복합화력, 현대그린파워, 석문에너지 등 4개 발전소가 들어서, 연간 641만㎾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410만㎾ 규모의 2개 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 단일 지자체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기를 생산하는 도시 중 하나가 될 전망이라는 것이 당진시의 반발 배경이다.

현재 당진에는 한전이 관리하는 16만3천700m의 송전선로가 설치됐지만, 지중화율은 0.47%인 770m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전은 그러나 당진시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당진변환소가 들어서는 송악읍 부곡리, 복운리, 한진리 일대 주민들과 보상협의를 이뤄낸 만큼 당진시가 추가로 내놓은 반려 명분에 타당성이 없다는 것이다.

북당진변환소 건설 두고 갈등
북당진변환소 건설 두고 갈등

(나주=연합뉴스) 충남 당진시민 40여명이 지난 17일 전남 나주 한국전력 본사를 찾아 북당진변환소 건축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당진시 제공>>

기존 송전선로를 지중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무리한 요구라는 설명이다.

전기사업법 72조에 따라 기존 송전선로를 지중화하게 되면 지중화를 요구한 측에서 사업비의 50%를 부담해야 하지만 비용이 어마어마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북당진변환소의 준공이 지연될 경우 4천200억원을 투자한 전력 설비를 사용하지 못해 손해액이 연간 1천340억원가량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손해배상소송 가액을 10억원으로 제기했지만 피해가 늘어나는 만큼 소송 가액을 1천억원 이상으로 올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전은 주민과 당진시를 설득하는 작업도 계속할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당진시에는 한전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송전탑이 484개가 있는데 이는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15번째 수준"이라며 "한전은 이번 법적 조치와는 별도로 당진시와 대화 노력을 계속해 북당진변환소를 적기에 준공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당진-평택 간 지역대립도 갈등 악화시켜

송전시설 자체를 둘러싼 갈등구조에 당진시와 평택시 간 경계분쟁이 더해지면서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 양상이다.

평택·당진항 매립지의 관할권을 놓고 양 지자체가 대립한 가운데 지난 5월 행정자치부가 매립지의 3분의 2를 평택 관할로 결정하면서 당진 주민들 사이에 '추가로 송전시설을 건설해 당진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평택 주민들은 앉아서 혜택만 보는 것 아니냐'는 반감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매립지와 당진 신평면을 연결하는 연륙교 건설계획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에서 누락되고, 기재부가 누락사유로 '평택시와 당진시의 이해가 다르다'고 밝힘에 따라 당진 주민들의 불만이 더 커지고 있다.

당진시 관계자는 "북당진변환소를 건설하게 되면 30㎞에 걸친 송전선로와 80여개의 송전탑 추가 설치가 불가피하다"며 "전기 혜택은 다른 지역에서 보고,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남는데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있고, 시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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