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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영리병원, 경제 활성화할까…의료체계 혼란 우려도(종합)

시민단체들 "병원비 급등, 건강보험 틀 흔들"
외국계 영리병원 설립 승인, 건보체계 흔들릴까?
외국계 영리병원 설립 승인, 건보체계 흔들릴까?(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건강보험공단 종합민원실에서 내방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신청한 중국 녹지(綠地)그룹의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녹지국제병원'의 설립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병원이 설립되면 병원비가 폭등하고 건강보험이 무력화되는 등 의료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김예나 기자 = 정부가 국내 최초로 외국계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설립 신청을 승인하면서 찬반 논란이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제주도는 제도의 취지대로 보건의료 투자와 지역 경제가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민단체들은 내국인 이용 제한이 없는 만큼 국내 의료체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 보건의료 투자 활성화 기대…외국계 영리병원 설립 잇따를까

투자개방형 외국병원은 병원 운영으로 생긴 수익금을 투자자가 회수할 수 있는 영리병원이다. 주주를 모아 대규모 자본을 유치하고 이를 통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도에 이런 형태의 병원이 설립되면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의료관광 활성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제주도 측의 입장이다.

대기업들도 의료관광 육성을 위해 외국계 영리병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쪽으로 법과 규제를 개선해 의료관광을 주력으로 키우자고 제안했다.

녹지국제병원 설립이 승인되면 전국 8개 경제자유구역에서 비슷한 형태의 영리병원 설립 신청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그동안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외국계 영리병원 설립이 추진돼왔고, 작년 복지부에 의해 불승인 결정이 나긴 했지만 제주도에서도 중국계 자본에 의한 산얼병원의 설립이 추진됐다.

정부 역시 외국계 영리병원 설립을 보건의료 투자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추진해왔다. 지난 3월에는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의료기관의 개설이 더 쉬워지도록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의 개설허가절차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기도 했다.

◇ "병원비 폭등·건강보험 틀 흔들릴 것" 우려

의료 관련 시민단체들은 녹지국제병원의 설립이 국내 의료계에 '영리병원'이 도입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외국계 영리병원, 건보체계 흔드나?
외국계 영리병원, 건보체계 흔드나?(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김강립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신청한 중국 녹지(綠地)그룹의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녹지국제병원'의 설립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보건의료 투자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투자개방형 외국병원의 도입을 추진해왔지만 시민단체들은 "병원이 설립되면 병원비가 폭등하고 건강보험이 무력화되는 등 의료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2015.12.18
hihong@yna.co.kr

병원 이용에서 내국인 제한 규정이 따로 없어서 건강보험 적용을 포기하고 비싼 비용 지불을 감수한다면 내국인도 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데, 비영리 법인인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제도의 틀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의료체계와 충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행법상 외국계 영리병원은 제주도와 8개 경제자유구역 내에서만 허용된다. 당장은 1곳에서만, 그것도 외국계 자본에 의한 영리병원이 허가되는 것이지만 다른 외국계 영리병원이 설립이 이어질 수 있다.

만약 이들 병원에 드나드는 내국인 환자가 많아진다면 국내 의료계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고 이는 영리병원의 확대와 의료체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은 성명을 내고 "영리병원 설립 허용은 의료의 공공성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 영리병원이 우후죽순 들어서 한국의 공공의료가 설 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내 의료기관이 우회투자를 통해 '외국계 영리병원' 설립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녹지국제병원의 제2 투자자에 한국 병원이 관련돼 있다고 문제제기를 했지만 복지부는 우회투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복지부는 "병상규모, 의료인, 지리적 제한 등을 감안할 때 국내 보건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건강보험제도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는 등 의료의 공공성 강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 중국 대형 부동산 회사 자본…778억원 들여 2017년 개원 목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녹지국제병원은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에 778억원(토지매입 및 건설비 668억원·운영비 110억원)을 들여 건립된다. 의사(9명)·간호사(28명)·약사(1명), 의료기사(4명)·간호조무사(16명), 사무직원(76명) 등 134명이 근무하며 오는 2017년 3월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만8천163㎡ 부지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중국인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성형외과·피부과·내과·가정의학과 등 4개 진료과목을 갖출 계획이다.

의료진의 국적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지만 녹지병원측은 국내 의료진을 고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녹지그룹은 제주헬스케어타운과 제주드림타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사다. 중국 상해시에서 50% 출자한 국영기업으로, 작년 매출액은 4천21억 위안(약 73조원)에 달한다. 병원 설립 신청자는 녹지그룹이 전액 투자로 설립한 그린랜드헬스케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1조원 규모의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협약을 체결해 77만9㎡에 대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400실 규모의 휴양 콘도미니엄도 짓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일본 부동산 진출을 위해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과 업무 제휴 양해 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bkkim@yna.co.kr, ye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12/18 16:2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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