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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내가 지역예산 땄다"…경쟁자들 "무슨 소리"

송고시간2015-12-03 15:23

SOC 예산 무더기 증액에 치적 홍보…총선공천 앞두고 신경전 가열

비례대표 "내가 지역예산 땄다"…경쟁자들 "무슨 소리" - 3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박수윤 기자 =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배지'로 바꿔 달려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3일 새벽 확정된 정부 예산에 자신의 지분을 주장하느라 분주하다.

이들은 벌써부터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나 지역 숙원 사업의 예산이 증액·신설된 사례를 의정보고서로 만들어 뿌리고 있다.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원외(院外) 경쟁자들은 "현역이라는 이유로 숟가락만 얹는다"며 속을 끓이고 있다.

인천 연수구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비례대표)은 정부안에서 제외됐던 송도국제도시 세계문자박물관 설계 예산 15억원을 되살리고, 송도3동 주민자치센터 신설 예산 7억원이 배정되는 데 공(功)을 세웠다는 의정보고서를 제작 중이다.

민 의원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연수구 송도는 선거구 획정에서 현역 의원인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지역과 분리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송도의 숙원 사업과 관련해 삭감된 예산을 되살리려고 해당 부처의 말단 공무원부터 예결위원까지 일일이 만나 사업의 타당성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갑에 출마 예정인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비례대표)도 새해 예산이 확정되자마자 '인덕원∼북수원 복선전철' 사업 예산의 증액을 이뤄냈다는 내용으로 의정보고서 제작에 들어갔다.

이 사업 예산은 정부안에 118억원으로 책정됐으나,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163억원으로 증액됐다. 김 의원은 이번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만큼, 예산 증액이 자신의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구 출마를 노리는 야당 비례대표 의원들도 이에 뒤질세라 예산 확보를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지역구(부산 사상구)를 물려받아 출마할 예정인 같은 당 배재정 의원은 '사상∼하단 도시철도 건설' 예산을 원안보다 150억원 늘어난 599억원, '식만∼사상 대저대교 건설' 예산을 45억원 확보했다는 의정보고서를 만들었다.

배 의원 역시 이번 예결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힘을 썼다는 주장이다.

지역구가 한 곳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경기 수원 지역에서 총선 출마를 타진 중인 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수원 남부경찰서 매탄지구대 신축 예산 7억원 확보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경기 수원시정) 현역인 새정치연합 박광온 의원은 매탄지구대 신축 예산 7억원의 '자신의 몫'이라며 상반된 주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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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에 '깃발'을 꽂으려는 비례대표들의 '예산 마케팅'에 해당 지역구 의원 및 원외 인사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예비후보 등록일인 이달 15일까지 명함조차 제대로 건넬 수 없는 처지여서 애만 태우고 있다.

새누리당의 수원시갑 당협위원장인 박종희 전 의원은 인덕원∼수원 전철 사업에 대해 "오래전부터 추진되면서 전철 노선이 포함된 다른 현역 지역구 의원들의 역할이 컸던 사업인데, 느닷없이 김상민 의원이 나타나 '숟가락'을 얹은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현역 프리미엄'을 십분 활용해 의정보고서를 무제한으로 '살포'하는 사이 원외 인사는 예비후보에 등록해도 제한된 분량의 홍보물, 그마저도 우편 발송만 허용된다는 점을 들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박 전 의원은 지적했다.

박원석 의원과 같은 지역에서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출마를 저울질 중인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비례대표인 초선 의원이 뛴다고 예산이 대폭 늘어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김 전 부총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예산안을 국회가 편성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정부가 편성권을 쥐고 있다"며 "비례대표 의원이 예산 심사 때 관여하는 것보다 지역구 의원이 연초부터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해 정부를 설득하는 게 예산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꼬집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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