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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적 일상만 남은 삶…김엄지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

2010년 등단 작가 첫 소설집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미래에 대해 생각하면서 걸었다. 그의 미래에는 눅눅한 이불과 밀린 세금이 있었다. 그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던 중 새롭게 도배를 해야겠다는 결심도 하게 되었다. 그는 깨끗한 흰색으로 도배를 하고 싶었다." (171쪽)

김엄지의 첫 소설집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가 출간됐다. 2010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그는 '돼지우리', '고산자로12길' 등 잡지 등에 발표했던 단편소설 9편을 책에 담았다.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이렇다 할 특징이 없다. 이들은 연애, 취직, 결혼 생활 등 아무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또 '3포 세대' 젊은이라고 하기엔 미래에 대한 욕심도 없다.

'영철이'의 주인공 김영철은 부인에게 '없을 무'와 같은 인간이고, '삼뻑의 즐거움'에 등장하는 영철도 아들이 받아온 트로피마저 도박판에 팔아넘기려는 호구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알 수 없는 인물들이지만 쉽사리 비난할 수도 없다.

또 소설 속에서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뚜렷한 사건도 찾아보기 어렵다. 뭔가 사건이 발생하려다가 만 것 같은, 사건이 일어날 기미도 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표제작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의 주인공은 다이빙을 하러 산속에 가지만 결국 그가 겪는 일은 다 별 볼 일 없다. 결국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현재의 일상만 남는 인간 군상들의 빈약한 삶이 독자들에게 가감없이 전달된다.

미래를 상상할 수 없는 무기력한 삶을 그리고 있지만 소설은 전체적으로 발랄하다. 다른 소설에서 잘 등장하지 않는 거친 단어들을 조합해 문장을 이끌어가는 작가의 능력 때문이다. 언어유희가 넘치는 문장 덕에 책은 한 번에 술술 읽힌다.

문학과지성사. 262쪽. 1만2천원.

평면적 일상만 남은 삶…김엄지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1

viv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11/26 09:1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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