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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인터넷신문 등록요건 강화, 언론 정상화 계기 돼야

송고시간2015-11-17 14:18

(서울=연합뉴스) 일부 사이비 인터넷언론의 일탈을 막기 위한 장치의 하나로 정부가 추진해온 인터넷신문 등록요건 강화조치가 논란 끝에 확정돼 오는 19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신문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인터넷신문의 등록 요건 중 '취재인력'은 기존의 '2명 이상'에서 '3명 이상'으로, '취재·편집인력'은 '3명 이상'에서 '5명 이상'으로 각각 강화된다. 또 기존에는 인터넷신문 등록을 위해 취재·편집 담당자의 명부만 제출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또는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확인서 등 상시고용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도 제출해야 한다. 이미 등록된 인터넷신문은 1년간 유예기간을 부여했으며, 그동안 새로운 요건을 충족해 다시 등록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을 강화한 것은 누구나 손쉽게 인터넷신문을 만들어 '언론사'의 외양을 갖추고 취재·보도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환경을 기화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사이비 언론의 부작용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너무 쉬운 등록제로 인해 2006년 626곳에 불과하던 인터넷신문이 올해 들어서는 6천곳에 육박하게 됐다. 이 중에는 '사회의 목탁' 역할을 제대로 하는 인터넷신문사들도 적지 않겠지만, 상당수는 부실하게 운영되면서 '염불보다는 잿밥'에 더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문체부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5천877개 인터넷신문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단 한 건의 기사도 송고하지 않은 곳이 전체의 43.8%인 2천572곳에 달했고 심지어 홈페이지조차 없는 경우도 전체의 25.5%인 1천501곳에 이르렀다. 신문법 시행령이 정한 발행요건인 '매주 신규기사 송고와 자체 생산기사 비중 30%'를 충족하는 곳은 39.7%인 2천333곳에 그쳤다. 등록된 인터넷신문사 가운데 부실업체가 태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대로 활동하는 인터넷신문이 많지 않은데도 등록업체가 매년 크게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광고주협회가 지난 6월 500대 기업 가운데 100개 사의 홍보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 조사에서 유사언론 행위가 '매우 심각하다'거나 '심각한 편'이라는 응답이 90%에 달했고 '최근 1년간 유사언론 행위로 인한 피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87%나 됐다. 실제로 기업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거나 이권 개입, 브로커 행각을 저지르다 수사당국에 적발되는 사이비 언론인의 사례는 너무 많아 일일이 거론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기업 홍보담당자들의 절반이 넘는 50.6%는 이와 같은 유사언론행위의 빈발 원인으로 '매체 설립기준 완화에 따른 언론사 난립'을 들었다. 기업들이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 강화를 앞장서 요구해온 것은 수긍할 만하다. 신문법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한국광고총연합회와 한국광고주협회 등 광고 관련자 단체들은 지난달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을 '상시 고용인력 10명 이상'으로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번에 시행하게 된 신문법 시행령은 인터넷신문 등록이 너무 쉬워 일어나게 된 사이비 언론의 문제점을 억제해 달라는 요구를 최소한으로나마 수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인터넷신문 등록요건을 강화한다고 해서 만연했던 사이비 언론의 일탈 행각에 급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언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은 언론사들'이 한꺼번에 매도되고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거나 규모가 큰 언론사가 저지르는 비리도 없지 않다는 지적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아우성에서 보듯 언론의 탈을 쓴 공갈집단은 민생을 해치고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결국에는 민주주의를 위협하게 된다. 인터넷신문 등록요건의 강화는 최소한의 인력도 갖추지도 못하고 1년에 기사 한 건 쓰지 않는 '언론 아닌 언론'이 인터넷신문 등록증을 완장 삼아 횡포를 부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지만 이것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언론이 부패하는 것을 막으려면 권력이 개입하는 것보다는 자정 시스템이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론사 스스로의 자정 능력과 함께 언론사 간 상호 감시도 필요하다. 특히 최근의 언론환경에서는 뉴스 유통의 주역으로 부상한 인터넷 포털 업체들의 책임성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기업들은 사이비언론의 피해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이비언론의 숙주가 되지 않도록 정도 경영을 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사이비언론의 일탈 행각에 대한 대처에도 정도를 견지해야 한다. 협박이나 괴롭힘에 정면 대응하기보다는 광고비와 뒷돈으로 곤란한 순간만 모면하려는 행태로는 결코 사이비언론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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