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진통제 남용으로 연 1만 6천 명 사망
송고시간2015-10-22 11:42
오바마, 진통제 처방 안전교육 등 대책강구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국에서 합법적인 진통제 남용으로 매년 1만 명 이상이 숨지는 것으로 나타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AP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조사결과 지난 2013년 옥시콘틴, 오파나 등의 진통제 과다복용으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 수가 1만 6천여 명에 이르렀다.
이는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같은 해 사망한 8천200여 명의 두 배에 해당한다.
아편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합성 진통·마취제인 오피오이드가 포함된 처방 진통제 남용에 따른 사망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에서 약물남용 사망자 비율이 가장 높은 웨스트버지니아 주를 이날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웨스트버지니아 주 찰스턴에서 열린 오피오이드 약물남용에 관한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은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약물남용 대다수가 합법적인 처방약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이 위기는 생명을 빼앗아가고, 가족을 파괴시키며, 나라 곳곳의 공동체를 무너뜨린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남용의 문제는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다.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약을 처방하는 미국의 의료인 중 안전하게 진통제를 처방하는 방법을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이 극소수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관련 연방기관들에 전문가들을 고용해 진통제 처방에 관한 안전 교육을 제공하고, 헤로인 등의 마약 해독제인 날록손 구입 절차를 간소화하라고 명령했다.
CD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헤로인 복용은 2002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고, 헤로인 남용과 관련된 사망자는 같은 기간 4배 이상 급증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에서 자신의 10대 시절 마약 경험을 털어놓으며 "나도 약물을 좀 했다. 신의 은총이 없었다면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 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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