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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견고한 남북관계로 미·중사이 외교공간 넓혀야"

송고시간2015-10-18 13:14

한미 정상회담 이후 대북정책·미중관계 과제 진단"핵문제 넘어 포괄적 대북접근 의미" vs "적극적 대화유인책 부재 아쉬워"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효정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은 북한·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적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중 사이에서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고 북핵 해결의 모멘텀을 마련하려면 남북관계 등 한반도 이슈에 대한 우리의 주도적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17일 지적했다.

핵 문제를 넘어서는 포괄적 대북 접근으로 한미간 공감대를 확장한 것이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한미중 공조' 가동에 대한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음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와 한계, 앞으로 대북정책 및 한미·한중관계 과제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의 진단.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전반적으로 '중국 경사론'은 상당히 해소된 것 같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한중·미중 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이 가장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미국이 이번에 한국을 초청한 것은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기여해 달라는 취지인데, 박근혜 대통령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한·미 동맹은 미국 아태 재균형 정책의 핵심축'이라고 말한 것도 미국에 상당히 좋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나 최근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볼 때 추후 미국의 대(對)아시아, 대중국 정책은 더 적극적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요구가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고 미·중 사이에서 주도권 잡기는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미중 사이에 긴장이 더 강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

이에 대비할 방법은 역시 남북관계다. 남북관계가 견고해지면 우리가 외교적으로 운용할 공간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국과 중국의 협조를 유도해 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복원시켰는데, 이런 차원에서 계속해서 한반도 이슈를 선점·주도해나가는 외교력이 필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정부 말기고, 내년에는 대선 분위기가 되는데 북한 문제에 갑자기 관심을 많이 쏟을 정도로 대북정책이 변화하겠느냐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의 노력, 외교력이 상당히 중요한 시기가 된 것 같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방미가 당초 예정됐던) 지난 6월에는 미중 간에도 냉랭한 기운이 있었는데, 시진핑 주석 방미 이후 미중 관계가 어느 정도 '관리 모드'로 들어가는 상황이었고 한국도 일본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 방미가 이뤄져 더 나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한국이 중국으로 기우는 것은 아니라는 분위기는 이미 박 대통령 방미 전에도 있었는데, 이를 이번에 확실히 매듭지었다면 성과라 할 수 있다.

미국이 국제규범에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 데는 반박할 수가 없다. 그런 부분에서 앞으로 우리가 대중국 정책을 펴나감에 할 말을 하는 모습을 보여 줄 필요는 있다. 미중 관계를 너무 갈등 관계로 바라보는데, 당분간은 '경쟁·견제·협력'이라는 3개의 테마로 갈 것이고 아직은 우리에게 공간이 남아있다고 본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핵 문제를 넘어 북한 문제를 전반적, 포괄적으로 접근해 보자는 새로운 시도에 합의가 이뤄진 것이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미 간에 한반도의 장래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인권, 통일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 북한도 오늘까지 반발이 나오지 않고 있다. 자신들이 처한 외교적 고립 상황을 악화하는 방향으로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고, 수사(레토릭) 차원에서 지나갈 것으로 본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북핵 문제 해결에 관심을 놓고 있던 오바마 대통령이 더 큰 관심을 두게 하는 데는 (이번 회담이) 일정 정도 기여할 것이 기대된다. 그러나 새롭고 창의적이며 전향적인 아이디어가 보이지 않는다. 방향 자체는 좋지만, 과연 실천이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

한미가 인센티브 측면보다 원칙과 단호한 대응에 방점을 찍었고 인권문제를 계속 이야기했는데, 정권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김정은 정권이 호응할 것 같지 않다. 북한의 안보 딜레마 상황도 고려하는 대안을 가지고 대화할 용의를 밝혀야 하는데 그런 제안이 없다.

중요한 것은 중국의 입장이다. 한미중 3각 협력이 이뤄지려면 미국도 한 발짝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중국도 움직일 수 있다. 한미중 협력을 가동시키려는 진정성을 보여주기에는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대북 문제에서 좀 더 전향적인 발상의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이 만든 기회를 살리려면 우리의 적극적 대화 유인책이 있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본다. 북한에 제재·압박을 한다면서 북한 핵보유 상황을 지난 수년간 관망하고 있었다면, 방향 전환의 기회가 왔다고 할 수 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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