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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용 검거에 '비리 경찰' 친구도 진술 번복

송고시간2015-10-17 13:00

강씨 송환돼 조사 이뤄지면 '판도라의 상자' 열릴지 주목

영장실질심사 받는 전직 경찰관
영장실질심사 받는 전직 경찰관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모(40) 전 경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6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대구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2015.10.16
psykims@yna.co.kr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4조원대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의 검거 소식에 강씨로부터 '검은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전직 경찰관을 비호했던 친구 등 주요 참고인들이 줄줄이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문에 강씨가 실제 송환되면 그동안 닫혀 있었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강씨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전날 구속된 정모(40) 전 경사의 금품 수수 정황이 처음 포착된 것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희팔과 강태용측의 계좌를 추적하던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수상한 뭉칫돈이 정씨측으로 흘러간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경찰은 그러나 당시 이 부분과 관련, 정씨를 처벌할 수 없었다.

대신 경찰은 정씨가, 동료 경찰관으로 함께 근무하다 파면된 뒤 조씨의 범죄수익금 6억원을 관리하던 임모(47·전 경사)씨와 조씨 사이에 갈등이 발생한 것과 관련, 오해를 풀어준다며 임씨와 함께 중국으로 건너간 부분만 처벌했다.

정씨는 조희팔 등 수배자를 만나고도 검거하지 않았는데다 골프·술 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가 인정돼 파면조치와 함께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정씨의 금품 수수 정황이 법의 망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2007년 8월 정씨는 친구이자 동업자인 이모(41)씨와 각각 1억원을 내 대구 동구에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개업했다.

원점으로 돌아간 조희팔 사건
원점으로 돌아간 조희팔 사건

(대구=연합뉴스) 4조원대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왼쪽)과 강태용(오른쪽)의 모습.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한 조희팔은 2011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조씨의 측근인 강태용은 지난 10일 중국에서 붙잡혔다. 2015.10.14
psykims@yna.co.kr

경찰은 정씨 명의의 투자금이 강씨측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씨는 이 부분에 대해 일체 함구했다.

게다가 돈을 준 것으로 보이는 강씨는 이미 중국으로 도피했고 이들의 돈 거래를 알만한 위치에 있던 참고인 A씨도 구체적 진술을 거부, 혐의를 입증할 수 없었다.

경찰은 강씨나 조씨를 상대로 직접 조사를 벌이기 이전에는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 사법처리를 보류하는 이른바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2012년 이후 3년 넘게 입을 닫아온 참고인 A씨와 동업자 이씨가 태도를 바꾼 것은 강씨와 정씨가 각각 검거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였다.

경찰은 강씨 검거 직후 A씨를 접촉, 조사한 결과 과거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두 사람이 금품을 주고받았다는 말을 들었다'는 구체적 진술을 확보했다.

또 정씨 명의 투자금 1억원의 출처에 대해 함구해온 이씨도 입을 열어 경찰이 두고 있던 혐의에 무게를 실었다.

강신욱 대구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은 "강씨 등이 중국에서 검거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강씨 송환 후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불이익을 우려, 참고인들이 심경의 변화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조희팔 일당 가운데 핵심적 역할을 한 강씨가 송환돼 본격적으로 조사를 받게 되면 그동안 혐의 입증이 안돼 처벌을 피할 수 있었던 범죄들이 양파 껍질 까듯 하나 둘씩 드러날 개연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다.

이번에 구속된 정씨 역시 강씨 검거 소식 직후 부랴부랴 중국으로 출국하다 공항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강씨가 송환되면 정씨 뿐만아니라 그동안 이들에게 정보를 주거나 돈을 준 것으로 드러나 사법 처리된 전직 경찰관계자 등에 대해서도 전면 재조사를 할 방침이다.

d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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