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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의 온상이 된 옥상…잠가야하나 말아야하나

화재시 대피대비 개방해야 vs 범죄예방 잠가놓아야…법률상 개폐기준은 없어 국토교통부 '옥상문 전자식 자동개폐 의무화' 입법예고
'캣맘'사건 벽돌 투척한 옥상
'캣맘'사건 벽돌 투척한 옥상(용인=연합뉴스) 용인 '캣맘' 벽돌 사망사건 용의자가 검거된 16일 오후 사건이 발생한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아파트 벽돌 투척지점 옥상 모습.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용인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캣맘' 벽돌 사망사건은 경찰조사 결과 초등학생들이 옥상으로 올라가 벽돌을 던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건물 옥상출입문 개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건물 옥상은 비상상황 시 대피를 목적으로 만든 공간이기 때문에 소방당국은 항상 옥상문을 열어둬야 한다는 지침을 세우고 있지만, 또 한편에서는 범죄예방을 위해 문을 잠가두되 만일에 상황에 대비해 주민에게 열쇠를 지급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파트 옥상은 이미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2012년 10월 경기도 한 아파트에서 고등학생 A(19)군이 친구 소개로 알게 된 B(12)양을 옥상으로 유인해 술을 마시게 한 뒤 B양이 술에 취하자 성폭행한 혐의로 붙잡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절도범들에게도 문이 열린 옥상은 용이한 범행도구로 이용되기도 한다.

'캣맘 사망사건' 옥상서 채취된 족적 비교
'캣맘 사망사건' 옥상서 채취된 족적 비교'캣맘 사망사건' 옥상서 채취된 족적 비교
(용인=연합뉴스) 경기 용인 '캣맘' 벽돌 사망사건의 용의자는 아파트 옥상에서 '낙하속도 실험'을 한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초등학생인 것으로 16일 밝혀졌다. A(10)군은 당시 해당 동 아파트 3∼4호 라인의 옥상으로 올라가 벽돌을 주워 5∼6호 라인으로 넘어간 뒤 벽돌 낙하 실험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옥상에서 경찰이 채취한 족적(좌)과 A군이 신고 있던 신발 문양(우) 비교. 2015.10.16 <<경기지방경찰청>>
you@yna.co.kr

올 초 충남일대 고층 아파트만 골라 금품을 훔치다가 구속된 홍모(52)씨는 아파트 옥상과 최상층 옥탑방 창문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노리고 옥상으로 올라간 뒤 창문을 깨 침입하는 방식으로 범행해왔다.

옥상에서 가스배관이나 난간을 타고 베란다로 몰래 들어가는 수법도 절도범들이 주로 쓰는 방법이다.

이번 '캣맘' 사망사건처럼 옥상에서 벽돌 등을 투척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2010년 전남 광주에서는 초등학생 3명이 아파트 옥상에서 인도 방향으로 벽돌 반쪽을 던졌다가 40대 행인이 머리에 벽돌을 맞았으며, 경남 김해에선 식당종업원으로 일하던 30대가 스트레스를 풀겠다며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주차장으로 던져 차량 6대를 파손한 사례도 있다.

각종 범죄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자 대부분 아파트는 옥상문을 잠그고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소방당국은 화재 시 긴급대피가 쉽도록 옥상문을 항상 개방해두도록 하는 지침을 세워 이를 권고하고 있다. 또 부득이 문을 잠가야 한다면 주민들에게 열쇠를 줘 비상시에 옥상을 이용하도록 안내한다.

'캣맘 사망사건' 아파트 옥상 현장
'캣맘 사망사건' 아파트 옥상 현장(용인=연합뉴스) 경기 용인 '캣맘' 벽돌 사망사건의 용의자는 아파트 옥상에서 '낙하속도 실험'을 한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초등학생인 것으로 16일 밝혀졌다. A(10)군은 당시 해당 동 아파트 3∼4호 라인의 옥상으로 올라가 벽돌을 주워 5∼6호 라인으로 넘어간 뒤 벽돌 낙하 실험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사건 현장인 아파트 옥상. 2015.10.16 <<경기지방경찰청>>
you@yna.co.kr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옥상을 설치하는 목적 자체가 화재 등으로 인한 긴급피난시 이용하기 위함인데 이 문을 잠가 놓는 것은 대형 인명피해 등 문제가 될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옥상문을 두고 저마다 대처가 다른 이유는 건축법상 옥상설치는 규정되어 있으나 출입문 개폐 여부에 대해선 이렇다 할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옥상문 개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자 국토교통부는 현장에서의 혼란을 줄이고자 최근 아파트 등 공동주택 옥상 문에 전자식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입법예고했다.

방범 등을 이유로 옥상 출입문을 잠가두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반영해 입주민이 원활히 대피할 수 있도록 출입문 설치기준을 보완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는 새로 짓는 아파트에 한정된 것이라 기존 아파트 건물에서의 옥상문 개폐논란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경기도회 정자홍 국장은 "옥상은 투신사고 및 각종 범죄가 일어날 우려가 큰 곳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민원으로 출입문을 잠그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경우 상층부 거주민들에게 출입문 열쇠를 나눠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만약 불이라도 났다가 주민들이 옥상으로 대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까 우려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다곤 하지만 주민들에게 고용된 관계이기 때문에 안전문제에 있어서조차도 강하게 제재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명확한 규정과 강력한 제재방침이 세워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young86@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10/16 14: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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