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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섬뜩한 독창성, 서늘한 낭만 '더 랍스터'

송고시간2015-10-16 06:00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초현실적 환경에서 말도 되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드라마가 펼쳐지지만, 차마 웃을 수 없는 섬뜩함이 등골을 훑는다.

이윽고 서정적인 풍경 안에서 낭만적인 사랑을 속삭이는 배우들을 보고 있노라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더 랍스터'는 번뜩이는 독창성으로 무장한 채 냉정과 낭만, 무자비함과 부드러움 사이를 오가며 관객의 감정을 마음대로 요리한다.

영화는 장르가 무엇인가 딱 집어 말하기 어려울 만큼 독특하게 전개된다. 상황은 판타지지만, 극단적인 전체주의를 아무렇지 않게 펼쳐놓은 광경은 블랙 코미디이며, 금지된 사랑에 빠진 연인을 애틋하게 그린 멜로이기도 하다.

<새영화> 섬뜩한 독창성, 서늘한 낭만 '더 랍스터' - 2

시대를 정확히 알 수 없는 가까운 미래의 세상에서는 오직 짝을 가진 사람만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다. 독신은 범죄이기에 혼자가 된 사람은 '호텔'로 직행한다.

호텔은 완벽한 커플을 만드는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 입소자들은 45일 동안 짝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 기간을 허비한 자는 사전에 정해둔 동물로 바뀌어 버려진다.

개로 바뀐 형을 데리고 호텔로 향한 데이비드(콜린 패럴)는 짝을 찾는 데 실패하면 바뀔 동물로 랍스터를 고른다.

호텔 생활을 견디지 못한 데이비드는 숲으로 도망쳤다가 냉정한 여인(레아 세이두)이 이끄는 집단에 들어가게 된다. 강제로 짝을 짓는 사회를 거부하고 오로지 독신만 허용하는 이곳에서 데이비드는 완벽한 짝(레이철 와이즈)을 만난다.

영화의 바탕을 이루는 아이디어는 충격적이고 엽기적이다. 시각적으로 잔인한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지만, 들려주는 기묘한 이야기만으로도 허구임을 뻔히 알면서도 섬뜩한 느낌을 피할 수 없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설정된 초현실적 무대와 캐릭터를 통해 영화는 인간과 사회의 우스꽝스러운 초상을 날카롭게 그린다.

사회에서 구성원에게 들이대는 정상과 비정상의 잣대가 옳은 것인지 묻는 한편, 그 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는 인간의 비합리적인 이성과 감출 수 없는 본성을 수면으로 띄워 올린다.

사랑을 속삭이지만, 로맨스를 향한 시선도 썩 낙관적이지는 않다. 영화는 이 애틋한 연인을 관객에게 소개하면서 과연 그것이 사랑이 맞는지 끝까지 따져 묻는다.

2시간에 가까운 짧지 않은 상영시간에 지루할 틈이 없이 드라마가 꽉 차 있다. 극을 완전하게 뒷받침하는 공간과 음악의 활용도 눈여겨보고 귀 기울여 들을 만하다.

이 영화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은 화제작 중 하나였으며 결국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영화를 만든 감독은 그리스 출신 요르고스 란티모스다.

29일 개봉. 118분. 청소년 관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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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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