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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교과서 "南 민주화운동은 모두 김일성 교시 따른 것"

"5·18 광주인민봉기는 가장 성공한 인민혁명 사건""불교는 문화발전에 막대한 해독…기독교는 지배계급에 순종 설파"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북한의 교과서들에 그려진 현대 한국의 모습은 어떨까.

북한 교과서 내용에 따르면 수도권은 세계 최대의 공해지역이며 민주화의 역사는 김일성의 교시에 조종당한 행위들에 불과하다.

또 북한은 학교 교육에서 불교를 노예사상으로 인민의 투쟁의식을 마비시킨 종교로, 기독교는 지배계급에 순종할 것을 설교하는 반동적 사상으로 폄하해 가르치고 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서옥식 초빙연구위원이 11월 출간할 예정인 저서 '북한 교과서 대해부'를 통해 현대사 부분의 왜곡·날조 실태를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 "서울은 식민통치의 아성…경기도는 대형 기지촌"

북한 각급 학교에서 쓰이는 지리 교과서는 남한의 각 지역을 설명하면서 서울을 "미제 침략자들과 남조선 괴뢰도당의 파쇼 통치기구가 집결된 활동 소굴이자 식민지 통치의 아성"으로 기술한다.

인천은 서울과 함께 세계 최대의 공해 도시 중의 하나로, 경기도는 "미제침략군을 위한 야만지대인 대형 기지촌이 있는 곳"으로 그려졌다.

광주는 인민봉기의 땅이며, 구미공단은 "외국 자본가놈들과 남조선 반동들이 노동자 착취로 돈벌이를 위해 세워진 곳"에 불과하다.

마산수출자유지역은 "외국 독점자본가놈들에 팔아먹은 노동자 억압과 착취의 마당"으로 비하된다.

한국의 민주화의 역사는 한낱 김일성의 교시에 따른 반파쇼투쟁으로 전락한다.

북한은 해방 이후 남한에 일어난 민주화 시위와 반정부 운동, 파업 등을 모두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남조선 인민들이 일으킨 것"이라고 왜곡해 각급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북한 교과서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만큼 북한의 관심을 끈 사건도 드물다.

북한은 "주체의 기치에 따라 남조선 애국인민이 호응해 일으킨 반파쇼 투쟁 중에서 5·18광주인민봉기는 가장 성공한 인민혁명사건"이라 주장한다.

소학교 4학년 국어 교과서에는 '누나의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5.18 당시 계엄군의 총칼에 누나를 잃었다는 '남철'이라는 소년이 등장한다.

남철은 광주가 내려다보이는 산언덕의 무덤에서 누나의 사진을 꺼내보며 "미제와 전두환 악당놈들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김일성 원수님과 김정일 지도자 선생님의 품에 안기겠다"고 다짐한다는 내용이다.

신군부의 비상계엄확대에 저항한 민주화 운동을 북한의 사주를 받아 주체사상의 기치 아래 일어난 봉기로 둔갑시킨 것이다.

◇ 반기독교 사상 주입…"선교사가 개 풀어 소년 물어뜯게 해"

'인민을 기만하고 억압하는 미신'으로 정의되는 종교에 대한 왜곡은 부지기수다.

북한의 교과서 '세계역사'와 조선말사전 등은 불교를 인류에게 해를 끼친 반동적인 종교로 폄하한다. "노예적 굴종사상과 무저항주의를 설교하고, 인민대중의 계급의식과 투쟁의식을 마비시키면서 문화와 과학발전에도 막대한 해독을 끼쳤다"고 비난한다.

기독교는 '철천지 원수'인 미국과 연결돼 더욱 심한 증오를 받는다.

북한의 현대조선말사전(1981년판)은 기독교를 "낡은 사회의 불평등과 착취를 가리고 합리화하며 허황한 천당을 미끼로 해 지배계급에 순종할 것을 설교하는 종교"로 정의된다.

북한에서 성경은 "예수교의 허위적이며 기만적인 교리를 적은 책"에 불과하고 교회는 "종교의 탈을 쓰고 인민들을 착취하도록 반동적 사상 독소를 퍼뜨리는 거점의 하나"일 뿐이다.

교과서를 비롯한 문헌과 언론매체들은 한결같이 주민들에게 기독교에 대한 악의적이고 왜곡된 내용으로 반기독교 사상을 주입한다.

소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는 미국 선교사가 땅에 떨어진 사과 한 알을 주워 먹은 소년을 붙잡아 사냥개를 풀어 물어뜯게 하고 이마에 청강수(염산)로 '도적'이라는 글자를 새겼다는 반기독교 선전물을 넣어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한다.

◇ 소련·중국 개입도 모두 삭제…"오직 김일성의 영도로 승리"

북한 교과서에서 현대사의 주요 변곡점에 대한 왜곡·날조는 셀 수 없이 많다.

북한은 김일성의 영도에 의한 국내 총진격작전으로 일본이 항복해 해방이 이뤄졌다고 가르친다.

한국의 독립을 최초로 약속한 카이로선언과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촉구한 포츠담선언, 일본의 항복을 결정적으로 이끌어낸 미국의 원자탄 투하 사실은 교과서에서 찾아볼 수 없다.

임시정부의 광복운동도, 일본이 1945년 9월 도쿄만의 미주리함에서 항복문서에 서명한 사실도 숨긴다.

초중고교 전 과정에서 조선의 항일운동그룹 중에 오로지 김일성 부대만이 항일투쟁을 했고, 6·25 전쟁이 북침이라고 소개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소련의 대일전(對日戰) 참가 사실, 중공군의 한국전쟁 개입 사실도 모두 교과서에서 삭제해 버렸다.

저자인 서옥식 박사는 "북한은 그들이 소위 조국해방전쟁에서 승리했으며 이런 승리가 전적으로 김일성의 영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군의 도움으로 승리했다고 기록하면 김일성에 대한 '불경죄'가 된다"고 설명했다.

yongla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10/14 18: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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