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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언론 규제> ③ "언론 스스로 최소기준 마련해야"

송고시간2015-10-14 07:01

"언론 자유" vs "매체보다 공익 우선" "본분 망각한 사이비언론 방치하면 언론 모두 죽는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홍국기 기자 = 인터넷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을 통해 노출되는 기사는 하루 3만건에 이른다. 마음먹고 제목만 읽어보겠다고 해도 며칠이 걸려도 모자랄 지경이다.

매체 범람의 시대다. 기자가 아니어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자를 능가하는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매체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는 현상의 이면에는 우리 사회에서 '기자'란 '권력'과 통하는 '끈'이라는 인식과 그 같은 인식에 기댄 일부 부적절한 '갑질'이 여전히 통용되는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활동 실적이 없거나, 사이트조차 없는 매체가 버젓이 인터넷신문으로 등록하고, 기자로서의 본분보다는 기사를 협박 수단으로 삼는 '생계형'(?) 영업을 일삼고 있는 실태도 사회적 용인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각 지역에서 빚어지고 있는 군소 언론사들로 인한 피해 사례들이 넘쳐나고 있는 현실은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같이 인터넷신문의 범람으로 인한 폐해 시정을 위해 현재 등록제도의 문턱이 너무 낮다고 보고 최소 등록 인원 기준을 3명에서 5명으로 늘리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터넷신문을 비롯한 언론계 일각은 언론자유의 침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문체부에 제출한 반대 의견을 통해 "개정안이 언론자유 보장의 헌법 취지에 위배되며, 신문법 등록규정을 뛰어넘은 월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또한 "요건 강화시 매체 80%가 사라질 우려가 있다"며 "유사 언론 문제 등은 등록요건 강화로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는 원론적 입장에서 언론 자유를 앞세운 것이지만, 언론의 사회책임을 강조하는 관점에서는 공익의 관점에 입각한 공중의 권리가 이에 우선한다. 최소한의 언론 폐해 시정을 위한 정부의 언론사에 대한 규제 조치는 언론 자유와 상충한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상희 서울대 명예교수가 '다시 언론 자유를 생각한다'(2010)에서 "언론의 자유는 '말할 자유'이며, '언론사의 언론 자유'는 시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그 권한을 대행하고 있을 따름"이라고 밝힌 것도 그 같은 맥락에서다.

매체 80%가 사라지리란 일각의 우려 또한 현재 인터넷신문의 실상을 감안하면 지나친 주장으로 들린다. 일부 인터넷신문 보호라는 작은 이해를 언론자유라는 공익으로 포장한 것이라는 지적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앞서 문체부가 실시한 인터넷신문에 대한 실태점검 조사에 따르면 5천877개에 이르는 등록 인터넷신문 가운데 1년간 아무 활동실적이 없는 매체는 43.8%인 2천572곳에 달했다.

문체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사후 관리를 통해 문제가 있는 매체는 등록 취소 등 규제조치를 취하면 되지 않느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는 등록업무를 담당하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인력 부족 문제, 등록 후 최소 1년간은 인터넷신문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실효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연간 기사 생산 건수가 한 건도 없는 인터넷 신문 중 63%에 이르는 1천612곳이 서울시에 등록돼 있지만, 서울시 담당 인력은 2명뿐이라 적절한 관리와 규제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문체부의 시행령 개정안은 언론계 일각의 우려대로, 최선의 방안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로 인해 양질의 인터넷신문이 등록 취소 등 어려움을 겪는 사례 또한 생길 수 있다. 그래도 이를 통해 폐해 시정 효과 혹은 사이비 언론의 갑질을 예방하는 효과가 더욱 크다면 시행해볼 가치가 없다고도 할 수 없다.

언론계 스스로 어떤 외부 규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경직된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말하는 자유 자체보다 '책임있게 말하는 자유'가 더욱 요청되는 시대이기에 그렇다.

정부 규제와는 별도로 언론계 스스로 규제에 앞서 자정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언론계 안팎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매체간 광고경쟁 심화와 기사를 매개로 한 광고강요, 뉴스 어뷰징 등의 폐해가 기업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광고주협회등의 지적과 규제 요구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기자'가 '지사'(志士)이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으나 최소한 갖춰야 할 직업윤리와 덕목을 선별할 진입장벽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기까지 우리 언론계는 서로간의 경쟁 심화 속에서 이 같은 자정 장치 마련에 소홀해온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익명을 요청한 한 언론학자는 "인터넷 발달과 신문과 방송 겸영 등을 계기로 언론계는 피할 수 없는 경쟁 심화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었다"며 "그러나 아무리 언론 환경이 바뀌더라도 사(私)보다 공(公)을 앞세워야 하는 언론의 책무는 바뀌지 않는 만큼 언론계 내부에서도 공공을 앞세우는 일에 뜻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bkim@yna.co.kr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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