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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난징' 세계유산등재에 '격앙'…"中 '역사카드' 확보한 격"

'전쟁범죄 인정않는 日 재무장 용납불가' 주장에 사용될까 우려 눈치군위안부 자료 각하 결정엔 안도할 듯
일본 외무성 청사 건물. 도쿄도 지요다구 소재.
일본 외무성 청사 건물. 도쿄도 지요다구 소재.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난징(南京) 대학살 관련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 등재 결정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는 '중국에 역사카드로 역습을 허용했다'는 경계심이 감지되고 있다.

우선 일본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외무성은 등재를 미리 예상한 듯 10일 새벽(일본 시간) 결정이 나자마자 준비했던 대변인 담화를 내 놓았다.

담화는 "(자료의) 완전성과 진정성에 문제가 분명히 있다"며 "이것이 기록유산으로 등록된 것은 중립적이고 공평해야 할 국제기구로서 문제가 되는 일이기에 극도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과거 군국주의 시절 자국이 저지른 대표적 전쟁 범죄를 놓고 일본 정부가 이처럼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이는 것은 난징 학살이 현재 일본내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우익의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다.

난징 대학살은 일본 군대가 중일전쟁의 와중인 1937년 12월 난징을 점령한 이후 6주간 난징 시민과 무장해제된 중국 군인들을 학살한 사건이다. 과거 전쟁이 '침략'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일본 우익들에게 자주 독일의 '아우슈비츠'와 함께 거론되는 '난징'이란 단어는 지우고 싶으나 지울 수 없는 '낙인' 같은 것이다.

우익 진영 안에서도 아베 총리와 친한 베스트셀러 소설가 햐쿠타 나오키 같은 '극우' 인사들은 아예 학살 자체를 날조라며 부정하지만 아베 내각은 중국이 주장하는 '30만 사망'이 사실이 아니라는 등 학살이 중국의 선전으로 인해 실제보다 크게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쪽으로 방어해왔다.

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강제연행이 없었다'는 주장에 집착하는 것처럼, 사안 자체를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논쟁의 소지가 있다고 보는 부분적 팩트를 물고 늘어짐으로써 진실에 '물타기'를 시도하는 전술로 비쳤다.

결국 중일간 치열한 외교전 속에 난징학살 자료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일본은 중국의 역사 공세를 경계할 전망이다. 미일동맹 강화를 통한 중국 견제를 주된 명분 삼아 집단 자위권을 손에 넣은 아베 정권으로선 중국이 난징학살 기록의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침략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이 전쟁가능한 국가가 되어선 안 된다'는 식의 공세를 펼 것을 우려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중국은 새로운 '역사 카드'를 손에 넣었다"고 진단한 뒤 "중국은 역사인식에서 국제 여론에 동조를 구하려는 자세로 보인다"며 "일본 정부는 대응을 재촉당하는 양상"이라고 적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중국이 함께 세계 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 군위안부 관련 자료가 등재되지 않은데는 크게 안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 뿐 아니라 세계 유수의 일본학 학자들까지 나서 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군위안부 관련 기록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면 이 문제를 둘러싼 아베 정권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日 '난징' 세계유산등재에 '격앙'…"中 '역사카드' 확보한 격" - 2

jh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10/10 17:3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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