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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PP타결> 미국·중국 경제 패권 전쟁 격화된다

송고시간2015-10-05 22:08

(서울=연합뉴스) 국제경제팀 =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5일 타됨으로써 세계 경제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계에 따르면 중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이 출범한 데 이어 미국이 이끄는 TPP 협상이 타결되면서 국제 경제 패권을 향한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주도 AIIB vs 미국 주도 TPP

현재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과 1위 자리를 넘보는 중국은 어느 한쪽도 밀리지 않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 주도 AIIB가 성사되면서 뼈아픈 일격을 당했으나 이후 TPP 협상 체결로 반격에 성공했다.

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원은 "양국간 경제 패권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TPP는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지만 진전은 더뎠다. 2013년 중반에는 일본이 교섭에 참여했지만 속도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중국이 2013년 10월 시진핑 체제의 신 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핵심 사업으로 AIIB 구상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은 AIIB를 자국이 이끄는 세계 금융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결국 올해 6월에 우방인 영국과 한국을 포함해 거의 전 대륙에서 무려 57개국이 참여하며 흥행에 성공하는 것을 참담하게 지켜봐야 했다. 주요 국가 중에는 미국, 일본, 캐나다 정도만 빠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AIIB는 파워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음을 상징하며 AIIB에 대한 지지는 새로운 경제 질서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은 AIIB 저지에 실패했는데 TPP까지 성사되지 않으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주도권을 내주게 된다는 절박함에 TPP 협상에 박차를 가했다.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다자간 FTA인 TPP는 지역 단위에서 강도 높은 교역 질서를 세운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지역 경제권을 심도있게 묶는 세계 최대의 지역경제 공동체가 탄생한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자국 앞마당으로 여기는 아세안 국가들이나 자원 관련 주요 교역국인 호주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세종연구소 이태환 중국연구센터장은 "TPP가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미국 입장에서는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앞으로 중국의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준비통화에 편입돼 명실상부하게 빅 리그에 진입하면 양국의 기축통화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을 압박하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

세계 경제 2위 국가로 욱일승천한 중국은 시진핑 체제 개시와 함께 일대일로 구상을 밝히며 미국 주도의 세계 경제 질서를 새로 짜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일대일로'란 중국 중서부, 중앙아시아, 유럽을 아우르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중국 남부, 동남아시아의 바닷길을 잇는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아시아 경제공동체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그 일환으로 AIIB 뿐 아니라 브릭스 개발은행과 실크로드 기금, 상하이협력기구 개발은행 설립 등 국제금융기구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또 중남미 지역 투자기금 등을 통해 일대일로의 범위를 미국의 뒷마당인 남미 지역으로까지 확장했다.

시진핑 주석은 취임 후 두 차례나 남미를 방문했고 리커창 총리도 올해 브라질을 찾았다.

또 파키스탄에 굵직한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중동 지역으로 보폭을 넓혔고 서방 제재로 고립된 러시아와 대규모 가스공급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아프리카는 시 주석이 취임 10여일만에 탄자니아 등을 찾아 200억 달러 차관 제공을 약속했을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지역이다.

아프리카가 가능성이 무한한 시장이라고 판단한 중국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막대한 투자와 원조로 공을 들였다.

미국은 냉전 구도가 와해된 이후 전략적 의미가 떨어진 아프리카에 소홀했다가 최근 들어 견제에 나섰지만 이미 '선점'한 중국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신형 대국관계…국제 질서 새 판짜기

중국은 과거와는 다른 위상을 드러내며 미국에 신형 대국관계와 신형 군사관계를 요구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도 이런 요구를 분명히 밝혔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평화적 굴기를 촉구하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는 아예 양국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중국은 미국이 자신들의 '아시아 주도권'을 인정해야 한다는데 중점을 두는 반면, 미국은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을 강조하며 주변 영토와 해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제약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국과의 갈등으로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양대국의 패권 경쟁이 배경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댜오)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간의 다툼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내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일본, 필리핀과 함께 분쟁해역 인근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펼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또 지난 5월 일본과 방위협력 지침을 개정해 중국 억지력을 향상하고 동맹 관계를 격상했다.

중국은 미-일 동맹에 맞서 러시아와 준 군사동맹 관계를 구축해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지난달 전승절 열병식에서 신형무기를 대거 선보이며 글로벌 파워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나란히 올라 양국의 밀착관계를 과시하며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의 경계심을 키웠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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