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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70년> ④ 김정은, 중국 대표단 만나줄까

송고시간2015-09-24 07:00

중국, 북한 로켓 발사 의지 강해 대표단 파견 불투명소식통들 "북한, 중국에 아직 초청장 보내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다음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북한과 중국이 나란히 고민에 빠졌다.

중국은 북한에 누구를 보내느냐를 고심하고 있고 북한은 중국 대표단을 어떻게 예우할 것인지라는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과거 및 현재의 북중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 다양한 요소가 씨줄과 날줄로 한데 엮인 고차원 방정식이나 다름없다.

중국은 지난 2013년 7월27일 북한이 개최한 정전협정체결 70주년 기념행사에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 부주석을 보냈다.

중국 공산당의 최고위급인 상무위원(총 7명) 아래 정치국원(상무위원 포함 총 25명) 가운데 하나로, 직책도 부주석으로 낮지 않아 나름 중국이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북한도 당시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바로 옆에 리 부주석을 세우는 등 배려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전날 7∼8시간에 걸쳐 리 부주석과 한반도 정세 등을 놓고 환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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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로부터 2년여가 흐른 현재, 북중관계 악화와 다양한 돌발 변수로 양국이 어떤 형태로 고위급 교류를 펼칠지 예측이 쉽지 않게 됐다.

북중은 북한의 2012년 12월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 강행으로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에 신형 대국관계를 요구할 정도로 세계 외교무대에서 부쩍 성장한 상황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내세우는 북한을 무작정 감싸고 돌기는 어려운 형편이 됐다.

중국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자 북한은 이례적으로 '줏대 없는 나라'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우회적으로 중국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북한의 장성택을 비롯한 친중파 처형은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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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1956년 김일석 주석이 권력을 독차지하기 위해 친중파인 연안계를 숙청한 '8월 종파사건'을 연상케 한다.

대북 인적 채널을 상실한 중국은 당시 유일지배체제를 확립한 김 주석의 '일탈'을 통제할 필요성이 있었다. 북한도 중국이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는 세력에 한눈을 팔지 못하도록 해야만 했다.

이런 인식에서 출발해 양국은 정상회담의 정례화라는 돌파구를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중국이 소통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에 다양한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이 최근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이 열린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성루(城樓)에서 최룡해 당 비서의 자리를 구석이긴 하지만 다른 나라 정상들이 있던 오른쪽 맨 앞줄에 배치한 것도 이 가운데 하나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은 이번에 적어도 정치국원 이상의 인물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정치국원 아래급의 인물은 중국이 북한과 관계개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거론될 수 있는 인물은 당 서열 3위인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리위안차오 부주석 정도다.

이번이 당 차원의 행사라는 점에서 리 부주석보다는 장 상무위원장쪽으로 무게가 좀 더 쏠린다. 장 상무위원장은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중국 내 대표적인 '북한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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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장더장을 보낸다면 중국측에서는 최고의 배려를 한 것"이라면서 "그의 방북이 확정된다면 김정은과 면담이 사전에 조율이 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 노동당 창건일에 앞서 25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상무위원 같은 고위급을 파견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리위안차오 부주석이 갈 가능성을 더 높게 보는 전망도 나온다. 그의 이름 역시 중국이 한국전쟁을 부르는 공식명칭인 '항미원조(抗美援朝)'에서 따온 것일만큼 북한과 인연이 적지않다.

한 북중관계 전문가는 "리위안차오가 방북한다면 2011년 6월 시작됐지만 현재는 중단된 북중간 전략대화가 다시 정례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서열상 정치국원 밖의 인물이 방문해 김정은 제1위원장을 면담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럴 경우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인 왕자루이(王家瑞)가 거론되지만 북한의 관계개선 의지가 보이지 않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북한은 열병식에서 북한측 인사를 어느 자리에 세울지도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가 비중 있는 인사를 보낸다면 상황은 한층 더 복잡해진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올해가 북한과 러시아의 친선의 해라서 북한이 러시아 인사를 배려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이 다음달 초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유엔의 대북제재에 맞서 다시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북한이 아직 중국에 초청장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방북 대표단 구성에 대한 사전 협의를 시도했지만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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