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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선진국을 가다> 불안한 노후 책임지는 프랑스·독일

송고시간2015-09-23 12:00

프랑스, 의무 가입 비중 커 노후 보장 수준 높아독일, 공적 연금 비중 낮추고 세제 통해 사적 연금 육성

(파리·베를린=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한국 사회의 고령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00년 7%를 넘어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데 이어 2018년에는 14%를 돌파하며 고령사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로부터 불과 8년 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가 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노후 소득 보장 제도가 없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현재 40%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노동인구가 감소하면서 세수는 줄어든 반면 지급하는 연금은 늘어나 국민연금 기금은 2060년에 고갈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유럽국가도 비슷한 문제에 일찍 직면했다. 이들은 연금 제도를 정비해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프랑스와 독일이 그 예다.

1865년 고령화사회에, 1980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프랑스는 연금 의무가입 비중이 기본적으로 커 노후 보장 수준이 높고 자영업자, 저소득층을 위한 연금으로 다양한 계층을 연금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2009년 초고령사회로 들어선 독일은 재정에 부담을 주는 공적 연금 비중을 낮추는 대신 사적연금에 가입하면 세제 혜택을 줘 사적연금 가입으로 노후 준비를 독려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한국생명보험협회 후원으로 프랑스 BNP파리바카디프 본사와 독일보험협회를 찾아 프랑스와 독일의 노후 보장 해법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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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연금 가입 100%…자영업자·저소득층 연금도 있는 프랑스

프랑스 연금 제도 특징은 의무 가입으로 노후 소득을 보장해주는 범위가 넓다는 것이다.

프랑스 연금 제도는 크게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공적연금, 퇴직연금으로 쓰이는 기업연금, 개인연금 3개 부문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공적연금과 기업연금이 의무가입이다.

2개 연금이 프랑스 전체 연금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8%이고 소득대체율도 62%에 이른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40% 수준에 불과하고 자영업자, 비정규직 임금 근로자는 가입하지 못해 경제활동인구 중 약 20%만 퇴직연금에 가입한 국내 상황과 차이가 난다.

사적연금은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삼은 제도다. 특히 연금 제도에서 소외되기 쉬운 계층을 위한 연금도 포함됐다. 저소득층을 위한 연금제도인 'PERP'와 자영업자 연금인 'PERM'이 대표적이다.

사적연금으로는 가입자가 원하는대로 주식, 펀드, 채권 등 여러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각 투자 상품마다 세제 혜택이 주어지는데 특히 투자 기간이 8년 이상이면 세금이 면제되는 게 특징이다.

호세 데글리-에스포티 BNP파리바카디프 리테일뱅킹 부문장은 "프랑스의 사적연금에 대한 세제혜택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우리 보험사에서는 은퇴 준비가 고민인 저소득층, 중산층, 아파트를 소유하지 않은 계층을 위한 상품을 중점적으로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프랑스에서도 의무가입 연금 비중이 커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2010년과 2013년엔 연금개혁을 거쳐 퇴직연령을 현행 60세에서 2017년에 62세로 늘리기로 했고 연금수령 연령도 65세에서 2023년부터 67세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연금 보험료를 2017년까지 고용주, 고용인 모두 0.3%씩 증액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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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적 연금 가입하면 보조금 주는 독일

일찌감치 재정 문제를 걱정한 독일은 2001년 연금 제도를 개혁했다. 핵심은 공적연금 의존도를 낮추고 사적연금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때 새롭게 도입된 사적 연금은 당시 노동부장관의 이름을 따 '리스터 연금'으로 불린다.

리스터 연금은 가입자 소득에 비례해 보험료를 결정하고 저소득층이나 자녀가 있으면 추가 보조금을 지급한다.

국가가 직접 가입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가 가입한 사적 연금 상품에 정부가 보험료를 내주는 방식이다. 소득 재분배와 출산율 증가를 동시에 도모하는 정책인 셈이다.

독일은 1957년부터 공적연금이 정액으로 지급되는 등 연금제도가 일찍부터 발달했다. 그러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공적연금에 대한 정부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리스터 연금으로 독일 정부는 공적연금의 순임금 소득대체율을 2001년 48.3%에서 2050년 36.2%로 줄이는 대신 국고보조로 개인연금 가입을 촉진해 리스터 연금의 소득대체율을 같은 기간 12.1%로 증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소득의 4%를 리스터 연금에 내는 성인에겐 154유로를 보조해주고 부양하는 자녀 1인당 185유로를 추가로 지급한다. 보조금은 정액이기 때문에 소득과 자녀 수에 따라 상대적인 혜택이 차이가 난다.

아울러 처음 보험료를 낼 때 세금을 면제하고 보험료 적림금 수익에 대해 세금을 면제하고 마지막에 연금을 수령할 때만 과세하는 등 세제 혜택도 준다.

초기에 저조하던 가입률은 지원이 늘어나며 2003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01년 140만명이던 리스터 연금 가입자는 2005년 563만명, 2007년 1천76만명, 지난해에는 1천596만명으로 증가했다. 연금 보험 가입 대상자 2천650만명 중 58%가 가입했다. 독일 정부는 이 비중을 7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토마스 뤼크 독일보험협회 사회정책부 소속 사회경제학자는 "리스터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부의 재분배 효과"라며 "저소득 가구는 자기 부담률의 80%를 정부 보조금으로 충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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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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