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포화·수요감소…도시가스업계 위기감 커진다
송고시간2015-09-06 07:01
이달부터 소매요금 인상으로 수요 이탈 확대 우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올해 상반기 주요 도시가스업체들의 외형과 수익성이 동반 악화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도시가스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다가 유가 하락 등으로 다른 원료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되면서 수요 감소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돼 업체들의 얼굴에 그늘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6일 도시가스업계에 따르면 상장 도시가스 8개 업체의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모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천리[004690]의 상반기 매출액이 1조7천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줄었고 서울도시가스(9천590억원), 경동도시가스(7천683억원), 예스코[015360](6천404억원) 등 다른 주요사업자의 상반기 매출도 대폭 감소했다.
외형 뿐 아니라 수익성도 후퇴해 서울도시가스(-12.8%), 경동도시가스(-5.3%), 부산도시가스(-11.3%) 등 대부분 업체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1∼4%에 그쳤다.
외환위기 당시(1997∼1999년)에도 평균 두 자릿수에 육박하던 영업이익률을 기록, 건실한 실적을 자랑했던 도시가스업계가 이같은 위기에 처한 것은 시장 포화와 수요 감소 때문이다.
2013년 말 현재 전국의 도시가스 보급률은 78.8%, 서울 등 수도권 보급률은 90.2%에 달한다.
인구밀도가 떨어져 배관설치가 어려운 도서산간지역 등은 주로 액화석유가스(LPG)를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모든 지역에 도시가스가 공급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매출에 직결되는 도시가스 판매량은 이미 정점을 찍어 2013년 250억㎥에서 지난해 230억㎥로 8% 가량 감소했다.
특히 산업용 도시가스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도시가스는 산업체 수요를 놓고 LPG 및 벙커C유와 경쟁 관계에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LPG와 벙커C유의 단가가 저렴해지면서 도시가스와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자 기업들이 연료비 절감 차원에서 앞다퉈 도시가스 사용을 중단하고 값싼 B-C유 사용을 늘리고 있다.
같은 열량 단위로 비교했을 때 현재 도시가스 공급가가 100원이라면 LPG는 96원, 벙커C유는 94원 수준이다.
한국가스공사[036460]가 이달부터 소매요금을 평균 4.4% 인상하면서 이러한 수요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시가스사들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하는 마진 이상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가스공사가 요금을 인상하더라도 도시가스사들의 수익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부과되는 요금만 상승해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도시가스업계 관계자는 "인천도시가스[034590]와 경동도시가스 등 산업용 가스 판매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실적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같은 어려움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는데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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