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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배기 꼬마난민 죽음에 지구촌 시민들도 움직였다

송고시간2015-09-04 11:21

시리아 어린이들 하루 평균 7명씩 죽어…사망어린이 1만명 넘어

세살배기 난민의 '주검'…세계가 울다

[앵커] 시리아 난민들을 태운 배가 지중해에서 뒤집혀 12명이 숨졌습니다. 난민선 전복 사고는 워낙 빈번하다보니 별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데요. 이 사고로 숨진 세살배기 아이의 주검이 해변으로 밀려오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신새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일 아침 터키의 유명 휴양지 해변에서 붉은색 티셔츠와 청색 반바지를 입은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테러와 전쟁을 피해 가족들과 시리아를 떠나온 세살배기 난민 에이란 쿠르디였습니다. 쿠르디 일행을 포함한 난민 23명을 태우고 그리스를 향하던 소형보트가 뒤집혀 변을 당한 것입니다. 어린이 5명을 포함해 12명이 숨졌고 이 중에는 에이란의 5살 된 형과 어머니도 포함됐습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에이란의 아버지는 "시리아로 돌아가 아내와 아이들을 묻고 나도 옆에 묻히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압둘라 쿠르디 / 죽은 에이란의 아버지> "(파도가 너무 높아서 배가 뒤집혔어요.) 아내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있었는데…정신을 차려보니 모두 사라졌습니다." 에이란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되자 전 세계는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주요 언론들은 "유럽의 익사" 등의 제목으로 앞다퉈 사진을 보도했고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가 나서서 난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에이란이 요람 위에서 편히 잠들어 있거나 죽은 에이란의 등에 천사의 날개를 그려 넣는 등 SNS에서도 에이란의 죽음을 애도하는 그림과 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올해 초 캐나다가 쿠르디 가족의 이민 신청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캐나다 정부는 서둘러 진상 규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티마 쿠르디 / 죽은 에이란의 고모> "(캐나다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네. 정부는 오빠 가족의 서류가 부족해서 신청을 거부했다고 했어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유입된 난민은 35만 명에 달하며 2천 6백명 이상이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유럽행을 시도하던 난민들이 무더기로 희생되는 사건이 빈발하면서 유럽 국가들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아일란, 너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냈단다. 너는 사람들이 마음을 모으게 했어. 이제 편히 쉬렴"(익명의 기부자)

세살배기 꼬마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지구촌 시민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직접행동에 나서고 있다.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쿠르디와 같은 시리아 어린이는 하루 7명씩 죽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숨진 어린이만 해도 1만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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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날 시신으로 파도에 떠밀려와 전세계를 비탄에 빠뜨린 쿠르디의 이름을 따 개설된 모금펀드에는 하루 만에 473명이 모두 1만5천286파운드(약 3천만원)를 기부했다.

시민들은 대개 익명으로 기부하면서 "우리는 어떻게 2015년에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좌시했나", "가슴이 무너진다", "할 말이 없다. 눈물만 흐를 뿐. 무고한 아이들아, 너무 미안하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이 펀드를 통해 모금된 돈은 5년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될 무렵부터 시리아에서 구호활동을 해온 영국구호단체 '시리아를 위해 손에 손잡고'를 통해 쿠르디와 같은 처지의 시리아 어린이 난민의 복지와 교육 등에 쓰일 예정이다.

가디언은 또 '난민 위기: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나'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돈이나 차, 악기, 책 등을 기부하거나 자원봉사를 하거나 서명운동, 시위에 참여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한편, 직접행동에 나선 사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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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쿠르디의 사진을 트위터를 통해 공유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신문 지면을 통해 시리아 사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사례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의 리즈 슬라이 레바논 베이루트 지국장은 이날 '내가 시리아 꼬마난민의 사진을 트윗한 이유'라는 기자칼럼에서 "쿠르디는 지구촌이 해결을 포기해버린 전쟁과 '우리와 상관없다'는 식의 이민정책 때문에 죽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윗한 시신 사진에 대해 그의 존엄성을 존중하라는 항의를 받았는데, 이는 사람들이 시리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는 의미"라면서 "시리아에서 5년째 계속되고 있는 내전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25만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2011년 시리아내전이 시작된 이후 하루 평균 7명씩 1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죽었다"면서 "그리고 아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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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 대해 난민수용을 합당한 수준으로 늘릴 것을 촉구하는 탄원서에는 22만5천명이 서명했다. 시민들은 서명을 하면서 '난민을 환영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손에 들고 사진을 찍어 트위터를 통해 공유했다. 독일이 올해 80만~100만명의 난민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영국은 시리아 난민 216명을 받아들이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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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치권도 빠르게 반응했다.

유럽의 양대축인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난민을 의무적으로 분산 수용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아버지로서 터키 해변에서 발견된 아이의 시신 모습에 깊은 슬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쿠르디의 시신이 발견된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도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쿠르디의 죽음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전 서방세계가 이 일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의 양심은 어디에 있는가"라면서 "지중해 주변 국가들이 어떤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쿠르디와 같은 많은 어린이와 엄마 아빠들이 지중해에서 익사하고 있다는 게 우리의 냉정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중해를 공동묘지로 만든 유럽국가들은 공동행동을 통해 난민들이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우리는 쿠르디와 같은 사례가 반복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쿠르디는 2일 새벽 6시 터키 휴양지 보드럼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IS)의 위협을 피해 가족들과 함께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로 탈출해 소형보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로 가려했지만, 배가 전복돼 엄마(35), 형 갈립(5)과 함께 숨졌다. 터키 도안통신이 해변으로 떠밀려온 그의 시신을 담은 사진을 보도하면서, 그는 시리아 난민이 처한 역경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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