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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또다시 화전양면 전술…남북관계 어디로

북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비상확대회의 소집
북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비상확대회의 소집(서울=연합뉴스) 북한은 20일 남한에 대한 포탄 도발 사실을 부인하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회의에서 21일 오후 5시(남한 시간으로 오후 5시30분)부터 전선지대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군 전선대연합부대들이 완전무장한 전시상태에 돌입하도록 명령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비상확대회의 모습.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북한은 이번 서부전선 포격 도발 과정에서 전형적인 '화전양면' 전술을 펼쳤다는 평가다.

북한군은 20일 오후 3시 53분과 4시 12분, 두 차례에 걸쳐 서부전선에서 화력 도발을 감행했고, 우리 군은 오후 5시 4분께 대응 경고사격을 실시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같은날 오후 5시께 서해 군통신선을 통해 국방부 앞으로 전통문을 보내 "48시간내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고 모든 수단을 철거하라"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북측은 다른 한편에서는 판문점 채널을 통해 관계개선 의지를 밝히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21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20일 오후 4시 50분께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 명의의 서한을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보내왔다.

김 당 비서 역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선전포고"라며 심리전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지만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 전문가들 "북미대화 촉구하는 화전양면 전술 가능성"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화전양면 전술이라고 진단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해 전선지대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면서 휴전선 일대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서도 북측이 21일 오전 현재 개성공단 출·입경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인 것도 이런 진단에 힘을 싣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군사적으로 남한을 압도하진 못해도 재를 뿌릴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미국에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북의 도발과 뜬금 없는 대화제안은 한국 사회에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집권 1, 2기 내내 한반도 문제를 방치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를 북미대화로 끌어내려는 의도가 더 강하다는 것이다.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왼쪽)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왼쪽)

김 교수는 이번 도발이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기간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북한군이 한미합동훈련 기간에 도발을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UFG 훈련은 전투훈련이 아니라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되니 급변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적고, 한미합동훈련 중 발생한 도발에 미국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이 감안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北, 국방위-청와대 고위급 회담 원하는 듯"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을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화전양면 전술로 나왔다면 우리도 투트랙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강경 대응뿐 아니라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보낸 서한을 잘 활용해야 한다"면서 "그간 군사당국자 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와 북한 국방위원회간 고위급 회담을 통해 푸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날 김 당 비서가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아닌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서한을 보낸 것도 북측이 고위급 회담을 원한다는 메시지일 수 있다는 것이 양 교수의 분석이다.

홍 장관은 이희호 여사의 방북 출발일인 지난 5일 북측에 고위급 대화를 제안하는 서한 전달을 시도했으나, 북측이 접수를 거부한 바 있다.

양 교수는 "북측은 통일부가 실권이 없는 만큼 통일부-통전부 라인으로 푸는 것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결국 북한 국방위와 청와대간에 문제를 논의하자는 의미일 수 있고, 김 당 비서 명의로 돼 있는 서한이지만 실제로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보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정부가 대화 제의에 응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양쪽에 서한과 전통문을 보내온 시각과 포격 도발 상황 등을 종합하면 대화 의지가 있는지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08/21 11:2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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