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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하늘로 떠난 '로큰롤 제왕'

송고시간2015-08-16 05:00

<역사속 오늘> 하늘로 떠난 '로큰롤 제왕' - 2

(서울=연합뉴스) 1977년 8월16일 오후 미국 테네시주(州) 멤피스의 대저택. 잠옷 차림의 40대 사내가 2층 화장실 바닥에 나뒹굴었다. 윗도리 단추가 풀려 뱃살이 겹겹이 출렁였다. 구급차가 달려왔지만, 몸은 싸늘했고 맥박도 없었다. 로큰롤을 호령한 '더 킹(The King)'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의 마지막 순간이다. 직접적 사인은 급성 심장마비. 사망 전에도 이미 약물 남용으로 몸은 만신창이 상태였다.

제왕은 미국 남부의 백인 하층민 출신이다. 트럭 기사로 일하며 가수 오디션을 다녔다. 1954년 한 프로듀서의 눈에 들어 곡을 녹음하면서 인생 역전이 시작됐다. 흑인 음악 바람이 미국 전역에 불었지만, 인종 차별 때문에 연예계에서 흑인 가수를 내세우기 쉽지 않았다. 당시 음악 산업은 흑인 감성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백인이 절실했고 어릴 적 빈민가에서 흑인 이웃과 부대끼며 그들의 리듬과 음색을 익힌 엘비스는 최적의 인재였다.

엉덩이를 돌리며 끈적끈적한 목소리로 무대를 압도하는 그의 모습은 미국 전역을 뒤엎었다. 보수층은 '골반(Pelvis)의 엘비스'라며 경멸했지만, 제왕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다. 엘비스 열풍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졌다. 창법, 춤, 앞머리를 강조한 머리 모양, 무대 의상 등 엘비스의 모든 것이 각국에서 '젊음'과 '멋짐'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1970년대 한국에선 가수 남진이 엘비스의 스타일을 받아들여 큰 인기를 끌었다.

애정이 너무 컸던 탓에 그의 죽음을 못 믿는 팬도 많았다. 엘비스가 소속사의 강요로 숨진 척했을 뿐 살아있다는 음모론이 유행했다. 지구에 정착한 외계인을 관리하는 비밀 정부요원 이야기를 그린 영화 '맨 인 블랙'(1997)은 '엘비스는 사실 외계인이었고 자기 행성으로 돌아갔다'는 대사로 이런 음모론을 풍자하기도 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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