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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적은 빚을 지고 있다"

송고시간2015-08-03 08:00

리차드 디인스트 신간 '빚의 마법'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우리는 너무 많은 빚이 아니라 너무 적은 빚을 지고 있다."

누군가 이런 말을 한다면 대부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 얼토당토않은 듯한 주장을 내놓은 사람은 비판이론과 문화연구 분야의 석학 리차드 디인스트 미국 러트거스뉴저지주립대 영문학 부교수다.

그는 저서 '빚의 마법'에서 부채를 기본적인 인간의 조건으로 다루면서 모두가 모두에게 빚을 지고 있는 세계가 지닌 다양한 함의를 분석한다.

책의 원제는 'The Bonds of debt'다.

'Bonds'라는 단어가 '속박', '유대', 대출(채권)' 등 다중적 의미가 있는 것처럼 디인스트 교수가 정의하는 빚은 흔히 사회에서 쓰이는 숫자로서의 개념을 넘어선다.

"빚짐은…물질 생산을 지속하는 방식으로, 달리 접근하기 어려운 의존과 공유의 영역을 나타내는 방식으로, 그리고 타인들과 함께 있음을 통해 우리가 세계에 속해 있음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연대의 실재계(the real)를 나타낸다."(본문 101쪽)

가계부채 1천조원 시대에 사는 우리나라에서 빚을 구속이 아닌 연대로 보는 디인스트 교수의 견해는 자칫 지나친 낙관론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저자는 빚지는 것 그 자체보다는 빚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고찰하고 어떤 빚을 져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주거를 해결하기 위한 빚이었다. 이외에도 우리는 보건, 교육 등 삶과 직결된 문제에서 많은 부채를 안고 있다.

저자는 그러나 이제 우리는 억압적인 채무 체제를 단호히 거부하고, 상호의존에 기초한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유대로서의 빚을 발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모든 것은 공통재에 무관심한 금융체계의 계산에 위임되기에는 너무 중요한 것들이다."(본문 291쪽)

"존재하게 될 빚이 공통재의 최대한의 발전을 목표로 함으로써 각 개인의 최대한의 발전이 가능하도록 조직되고 구조화될 것"(본문 9쪽)

갈무리. 324쪽. 2만원.

"우리는 너무 적은 빚을 지고 있다" - 2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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